[권기범기자] "허허허, 정말 잘됐죠."
넥센 히어로즈 관계자는 기분좋은 웃음을 그칠 줄 몰랐다. 창단 이후 꾸준히 김병현과 접촉한 성과가 결실을 봤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한화 복귀과정을 지켜보던 부러운 눈길도 어느새 옛일이 됐다.
넥센은 18일 오전 김병현(33)과 계약금 10억, 연봉 5억, 옵션 1억 등 총액 16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에서 현대 유니콘스가 김병현을 지명했고, 히어로즈 창단으로 인해 지명권이 그대로 넥센으로 승계된 상태였다.
넥센은 2009년부터 김병현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그 동안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표명해왔고, 마침내 그 결과가 열매를 맺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김병현이 일본 라쿠텐에 입단하면서 소속 구단이 생겨 접촉을 하지 못했지만 이후 그가 방출되자 넥센은 다시 영입을 제안했다. 이것이 결정적이었다. 며칠이 흘러 다시 접촉했고, 양 측은 17일 저녁부터 국제전화를 통해 협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계약조건에 대해 서로간 고민과 회의를 거친 끝에 18일 오전 10시 30분에 팩스로 최종 계약서를 교환했다. 총 14시간이 걸린 협상과정이었다.
결과적으로 김병현 영입은 성공했다. 이에 넥센은 만족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 창단 후 첫 최하위라는 수모를 겪으면서 자존심이 상한 가운데 김병현의 입단은 희망찬 2012년을 그려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나 다름없는 것이다.
또 유명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로 인해 마케팅에서 난항을 겪던 넥센으로서는 단숨에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여러모로 이번 계약은 넥센에게 있어 창단 후 가장 큰 호재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 측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숨기지 않는다. 한 관계자에게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껄껄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답변했다. '축제 분위기겠다'고 하자 "당연히 그렇다"고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강팀으로 가는 퍼즐을 맞춰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넥센이 김병현의 영입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김병현이 실제로 한국무대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작 마운드에서 기대에 못미친다면 영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넥센 측은 현 시점에서는 영입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짓고 있다. 오랜 노력이 성과를 이뤄냈다는 만족감이 구단 안팎으로 퍼져가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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