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박찬호와는 다르다."
일본 최고 투수 다르빗슈 유를 영입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축제 분위기다.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확실한 에이스를 얻었다며 희색이 만면이다.
정확히 10년 전에도 같은 반응이 있었다. 당시 LA 다저스에서 FA로 풀린 박찬호 영입에 성공한 뒤였다. 그러나 박찬호 계약은 텍사스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로 남았고,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다르빗슈 영입에 맞춰 텍사스 언론이 다시 한 번 박찬호 계약 건을 짚고 넘어갔다. 전체적인 뉘앙스는 '다르빗슈는 박찬호와 다르다'는 것이다.
MLB.com은 "텍사스는 10년 전 박찬호에게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며 "당시 톰 힉스 구단주는 그를 팀의 1선발로 낙점했지만 박찬호는 그런 높은 기대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2002년 텍사스의 개막전 선발은 박찬호였다. 그러나 여러가지 압박감을 받은 박찬호는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4월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서 5이닝 9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첫 단추를 잘못 꿴 박찬호는 시즌을 9승8패 평균자책점 5.75로 마쳤고, 이후 2005년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부상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새로 합류한 선수에게 과도한 기대감을 안기는 것은 부담이라고 판단한 텍사스는 다르빗슈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론 워싱턴 감독은 콜비 루이스를 1선발로 내정했다. 다르빗슈는 3선발이 유력하다.
기사를 쓴 T.R 설리번 기자는 또 "다르빗슈는 박찬호와 비교해 유리한 점을 안고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박찬호 입단 당시 텍사스의 투수진은 망가진 상태였다. 당시 5년 6천500만달러에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그런 텍사스 투수진의 '구세주'로도 여겨졌다.
하지만 다르빗슈의 경우 그런 부담에서 자유롭다. 현재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이 이미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설리번은 레인저스 구단만 수십년간 취재한 베테랑 야구 기자다.
존 대니얼스 단장은 "다르빗슈에게 구세주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 물론 그에게 일정 부분 기대하는 게 있지만 그 이상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다르빗슈는 텍사스와 6년 6천만달러에 계약했다. 텍사스가 다르빗슈의 소속팀 니혼햄 파이터스에 건넨 포스팅금액 5천170만 달러를 합치면 무려 1억1천170만달러나 된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지불한 돈으로 치면 우완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 1998년 LA 다저스가 FA 케빈 브라운 영입을 위해 투자한 돈 1억500만달러보다 670만달러가 더 많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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