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난 최희섭하고만 얘기하면 돼." 이순철 KIA 수석코치가 지난해 10월 21일 선수단 상견례 자리서 한 말이다. KIA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처음 대면한 자리서 이 코치는 "다른 선수들은 괜찮다. 최희섭하고만 얘기하면 다 해결된다"면서 유독 최희섭을 언급했다.
이후 최희섭의 행보를 떠올리면 이 코치의 당시 발언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최희섭은 자율 훈련 기간 종료 후에도 선수단에 합류하지 않았다. 첫 공식 훈련일이었던 지난 8일에는 선동열 감독을 미리 만나 양해를 구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최희섭은 구단 관계자는 물론 코칭스태프의 연락도 거부한 채 자취를 감춰 물의를 빚었다. 선 감독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최희섭을 제외했다.
와중에 최희섭의 트레이드가 표면화되기도 했다. KIA는 넥센과 최희섭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가 성사 직전 철회했다. 이후 구단의 설득으로 최희섭은 마음을 돌렸고, 팀 복귀 기자회견서 "모두 내 잘못이다"라는 뜻을 밝히며 사태를 일단락지었다. 현재 최희섭은 광주구장에서 재활조와 함께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최희섭하고만 얘기하면 돼." 역시 이같은 최희섭의 복잡한 심경을 파악하고 이순철 코치가 한 말이었을까. 이 코치는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된 말"이라며 "최희섭은 팀의 중심 선수다. 선수단 전체를 이끌어야 할 인물이다. 기대치만큼 해줘야 하는 선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코치는 이어 "그동안 최희섭에게 부족했던 점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팀에서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었다. 과거 타이거즈 선배들이 보여줬던 모습을 최희섭에게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최희섭하고만 얘기하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희섭의 당시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한 말은 아니지만, 그의 팀 이탈 때문에 시의적절한 발언이 됐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 코치는 "최희섭은 선수단에 큰 손해를 끼쳤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친다면 결과로 보여주길 바란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팀의 주축선수가 시즌 시작 전부터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다. 구단은 최희섭에게 자체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코칭스태프는 최희섭이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다시 재기하기를 바라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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