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열망으로 미국에서 건너왔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지만 기쁨도 잠시, 모든 것이 신기루 같았다. 혼란스럽고 복잡했다. 치열하게 고민했고, 성장통도 겪었다.
그리고 '슈퍼스타K2' 무대에서 내려온지 꼬박 1년 2개월 만에 첫번째 미니앨범 '노크(Knock)'로 다시 팬들 앞에 섰다. '슈퍼스타K'의 준우승자라는 수식어를 떼고 온전히 '신인가수' 존박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가요계를 '노크'한다.
◆"긴 공백? 대중에게 잊혀지고 싶었다"
'슈퍼스타K2'가 끝난 직후, 존박의 행보는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유명 기획사를 비롯해 수많은 가요 기획사들이 존박 영입을 위해 치열한 물밑 접촉을 했다. 행복한 고민이지만 사실 존박은 소속사 결정을 앞두고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김동률과 이적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소속된 뮤직팜에 둥지를 텄지만 이후에도 한동안은 정신적 방황을 했다고.
"프로그램 끝나고 소속사를 결정할 때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갑자기 화제가 되고. 활동을 시작하다보니 성공에 집착하게 되고 연기와 예능, 가수 활동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됐죠. 음악이 좋아서 오디션을 봤고 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음악이었기 때문에 (뮤직팜으로) 결정했죠."
소속사를 정한 직후에도 데뷔를 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디션 열풍이 채 가시기 전에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허각, 장재인, 김그림 등이 줄줄이 데뷔를 한 것과 비교됐다. 그러나 존박은 앨범 준비가 길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죠. 앨범의 구성과 노래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려고 한 부분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게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지독히 외로웠어요. 하루에 한마디도 하지 않던 나날도 있었어요. 마음을 정리하고, 한국 생활도 적응하고, 한국말도 더 익숙해지고 그럴 시간이 필요했어요. 혼자만의 공백이 제게 좋은 에너지가 된 것 같고, 곡도 영감을 얻었죠."
존박이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슈퍼스타K'가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수없이 많은 오디션 스타들이 배출됐다. 빠르게 돌아가는 연예계에서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걱정이 있었죠. 음악을 하면서 더욱 느낀게 더 시간을 둬야겠다는 것이었고, 잊혀져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힘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앨범으로 새롭게 인정받고 싶었고, 그게 뮤지션의 길을 걷더라도 오래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음악스승 김동률, 말하지 않아도 통해요"
연예인이 아닌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존박의 음악적 마인드와 철학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번 앨범 '노크'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타이틀곡 '폴링(Falling)'은 영국 작곡가 앤디 플래츠(Andy Platts)가 작곡하고 존 박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앨범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존박은 "많이 외로웠지만 그것을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죠. 굉장한 성장통이 음악에 영감을 줬고, 그 마음이 '폴링'에 담겼어요. 작사 작곡은 지난해 처음 시작했고, 아직도 많이 배워나가는 중이에요. 보컬이나 음악적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고, 타이틀곡을 통해 이제 시작하는 뮤지션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존박의 이번 앨범은 소속사 선배인 김동률이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동률은 앨범 수록곡 '왜 그럴까' '이게 아닌데' '그 노래' 등의 작사 작곡에 참여,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동률은 존박에게 음악적인 작업을 떠나 뮤지션으로서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음악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준 훌륭한 스승이었다. 김동률 역시 존박을 "거울 같은 친구"라고 표현하며 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처음에는 (김)동률이 형도 제게 큰 애정이 없었을 거에요(웃음). 자기 앨범을 미루면서 도와줬고, 비즈니스로 시작했죠. 의외로,기대했던 것보다 친해졌어요. 저에게 숙제도 많이 내주고, 연습이 매우 많았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나 '앞으로 이렇게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는 마인드를 좋게 봐준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둘 다 솔직하면서도 활발한 성격이 아닌 공통점도 있고,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어요."
존박은 "항상 제가 하고 싶은 것을 고집하지는 못하겠지만 동률 형처럼 솔직해지고 싶다"며 "음악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롤모델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웃었다.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는 존박은 의외로(?) 순위에 대한 집착이나 성적에 대한 큰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성취감을 맛봤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에요. 성적을 마음에 두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것 같아 생각을 안하려고 해요. 순위적인 목표보다 제 음악을 한 번 들어주면 고마울 것 같아요."
존박은 "'슈스케'로 받았던 좋은 에너지를 이제 나눠주고 싶다"고 웃었다. 존박의 진짜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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