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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권력은 없다', 정성룡-김영광 GK 무한경쟁 재시작


[이성필기자] 오는 29일 쿠웨이트와 운명의 일전을 위해 출발한 최강희호에서 가장 경쟁이 뜨거운 포지션은 다름 아닌 골키퍼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사계절 잔디구장에서 소집 후 이틀째 훈련을 가졌다.

필드플레이어와 달리 골키퍼들은 30분 정도 먼저 훈련장에 도착해 그들만의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정성룡(27, 수원 삼성), 김영광(29, 울산 현대), 권순태(28, 상주 상무)까지 세 명의 골키퍼가 모였다. 이들은 김풍주 골키퍼 코치의 지도 아래 볼을 저글링하며 중심 잡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동안 대표팀 수문장은 정성룡의 독주에 김영광이 말없이 추격하는 구도였다. 정성룡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이운재(전남 드래곤즈)의 시대를 끝내며 대표팀 넘버원 골키퍼의 비상을 알렸다.

반면, 김영광은 정성룡보다 2년 6개월 앞선 2004년 1월 A대표팀에 첫 발탁됐지만 이운재, 김용대(FC서울), 김병지(경남FC) 등에 밀려 쉽게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그에게는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가 달라붙었다. A매치 경험도 정성룡이 40회인데 비해 김영광은 14회에 불과하다. 전임 조광래 감독 체제에서도 정성룡이 선발, 김영광은 후보였다.

그런 수문장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미니게임에서 김영광에게 주전급으로 예상되는 팀과 호흡을 맞추게 했다. 정성룡은 후보급 선수들을 후방에서 지휘하며 주전급들의 슈팅을 막았다.

통상 대표팀의 훈련에서 주전 골키퍼는 주전급에 속해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영광이 주전급에 속해 훈련하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 감독은 "지난해 K리그에서의 기량만 본다면 김영광이 정성룡보다 약간 앞선 것 같다"라며 조심스러운 평가를 했다. 김영광은 34경기에서 36실점(경기당 1.06실점)으로 정성룡의 31경기 32실점(1.03실점)에 기록상 조금 뒤지지만 정규리그에선 '철퇴축구'를 앞세운 울산의 최소실점 1위(29실점)에 공헌했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공이 4위를 한 수원의 정성룡보다 조금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전북 시절 최 감독이 큰 목소리를 내며 화려한 선방을 보여주는 골키퍼들을 중용해왔던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표팀 세 번째 골키퍼인 권순태는 2006~2010년 최 감독과 전북에서 함께했다. 방어 동작이 화려해 부상 위험이 따랐지만 수비를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능력이 뛰어나 최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다.

스타일상 김영광이 권순태와 비슷하다. 김영광은 동물적인 방어력에 강한 인상, 목소리까지 커 수비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정성룡은 큰 경기를 소화한 경험과 안정감이 최고의 무기다. 운명처럼 둘은 숙소에서 룸메이트다.

안정된 수비력이 대표팀판 닥공 축구를 마음껏 펼치기 위한 핵심이라 수문장 경쟁은 더욱 치열하면서 안갯속이다. 각자의 장점이 확실해 오는 25일 최강희호 데뷔전인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 누가 주전 골키퍼로 나설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조이뉴스24 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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