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기다리던 외국인 좌완투수 영입에도 선동열 감독의 생각은 한결같았다. "윤석민 외에는 아무도 (보직을) 모른다."
KIA는 23일 미국 출신 좌완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즈와 총 3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로스앤젤레스까지 총 8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라미레즈의 메이저 통산 성적은 169경기 등판 40승 35패 평균자책점 4.65다.
KIA는 앞서 영입한 좌완 알렉스 그라만이 중도 하차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그라만은 영입 발표에 이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까지 합류했으나 테스트 결과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지 못했다. KIA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메디컬 체크 결과 왼쪽 팔꿈치 등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결국 KIA는 알렉스와 계약을 포기하고 새 외국인 선수를 물색했다.
용병 선발의 첫 번째 조건은 '좌완 선발'이었다. 애초 선동열 감독은 구단에 두 명의 좌완투수 영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수준급 좌완 영입이 쉽지 않았고, 결국 좌완과 우완 한 명씩을 영입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나마 1차 대상이었던 그라만은 시작도 못해보고 탈락했다.
KIA는 기존 후보 선수들을 재검토했고, 라미레즈 영입에 성공했다. KIA 구단은 "볼끝과 경기운영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발과 불펜 경험이 많아 활용도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미레즈는 24일 일본 오키나와 KIA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스프링캠프 도중 용병 교체라는 '예방주사'를 맞은 선동열 감독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앤서니는 물론 라미레즈도 선발 합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23일 "윤석민을 제외한 모든 투수는 아직 테스트 중일 뿐이다. 보직이 확정된 투수는 아무도 없다. 라미레즈는 아직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윤석민과 서재응,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라미레즈, 선발 후보인 박경태로 대략적인 선발진 윤곽이 나온 듯했으나 선 감독은 "박경태는 더 지켜봐야 한다. 앤서니에 대한 평가도 아직 이르다"며 "5선발 언급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새해 첫 훈련 자리에서 "기본은 5선발이다. 6선발 체제는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원활한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는 마무리까지 7명의 불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좌완 선발 후보였던 양현종이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하고, 한기주, 김진우, 심동섭, 손영민이 통증과 피로 누적 등 다양한 이유로 캠프 도중 투구를 중단했었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 선 감독에게 '마운드 재건'은 여전히 가장 큰 숙제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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