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김성배(롯데)가 드디어 일본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예상 외로 팔꿈치 통증이 길어지면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던 그가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김성배는 지난 23일 밤 일본 가고시마 롯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24일 롯데 유니폼을 입고 훈련장인 가모이케 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성배는 양승호 감독에게 합류 인사를 했고, 몸을 풀며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몇 달간 김성배는 파란만장한 날을 보냈다. 지난해 11월말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지명받아 두산을 떠나게 됐고, 합류 후에는 팔꿈치 통증이 이어져 공을 만질 수도 없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제외됐다. 김성배로서는 답답한 현실만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롯데가 FA 영입한 정대현이 왼무릎 연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재활까지 3개월 걸린다는 판정을 받았고, 이에 양승호 감독은 2군에 긴급 연락해 대체카드를 물색했다. 와중에 김성배가 재활을 마치고 피칭훈련을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그를 가고시마로 불러들였다. 김성배는 21일 2군 경기에서 1이닝을 간단히 소화해낼 정도로 팔꿈치 통증이 잦아들어 뒤늦은 합류에 문제가 없었다.
24일 김성배를 훈련장에서 만났다. 그는 웃으면서도 매섭게 각오를 밝혔다. 팀 이적 당시 친한 선수들이 없어 외톨이로 지내야 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선후배 동료들과 친해지면서 밝은 웃음까지 되찾았다. 그와 나눈 대화를 전한다.
<다음은 김성배와의 일문일답>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팔꿈치가 아프지는 않다. 하지만 100% 팔 컨디션은 아니다. 앞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리겠다."
-사실상 팔꿈치 테스트를 받고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
"(2군)연습경기에서 1이닝을 피칭했다. 처음 던진 것치고는 134~135㎞ 정도로 잘 나왔다. 삼진 한 개와 내야플라이 2개로 끝나 공은 11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리고 콜이 와서 이곳으로 넘어오게 됐다."
-팔꿈치 통증은 어떻게 왔나?
"작년 (두산 시절) 5월 선발과 중간을 왔다갔다 했다. 이후 팔꿈치가 안좋아져 2군으로 내려갔고, 재활만 하다가 7월에 다시 올라와 시즌 끝까지 있었다. 그러다보니 시즌 막판 팔꿈치가 많이 아프더라. 이후 4개월간 공을 안만졌다. 롯데에 와서 처음으로 캠프 전에 캐치볼을 한 것이다. 그러니 캠프명단에 들어갈 수가 없지 않았겠나."
-피칭을 해도 괜찮은가?
"문제 없다. 가끔씩 통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수술까지는 필요없다고 했다. 병원검진도 두 번이나 받았다."
-롯데 이적 당시 느낌은?
"사실 롯데로 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임)재철이 형이 전화와서 '축하한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축한다고 해줄게'라며 '너 롯데 가게 됐다'고 하더라. 난 '나이가 몇인데 장난치고 있냐'고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곧바로 인터넷을 확인하고 알았다. 처음에는 멍했다. 그냥 그 상태로 20분 정도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게 옮긴 팀이 롯데다. 열정적인 도시가 부산이고, 한 번쯤 가보고 싶은 팀이 롯데였다."
-사실 납회식 당시 인상이 좋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적응을 못했다. 친한 선수가 없다. 송승준, 김사율, 이인구, 정보명 등 동기들은 있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바쁘더라. 거의 혼자 있었다. 그래도 (홍)성흔이 형이 챙겨줬다.(웃음) 내가 낯가림이 심한데, 그 때는 여기가 내가 있어야할 곳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현재는?
"지금은 좋다.(웃음) 다들 많이 친해졌다. 운동을 함께 하니까 훨씬 쉽게 친해지더라. 적응도 다했고 괜찮다."
-롯데는 현재 5선발 자리도 경쟁이고, 정대현의 자리도 비었다.
"내가 어디를 원한다고 말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사실 2005년에도 왔다갔다 했었다. 중간이든 선발이든 필요로 한다면 가리지 않고 팔 힘 닿는 한 경기에 나가겠다. 사실 보직에 따라 팔상태를 맞추는데 그게 확확 깨지면 힘들긴 하다. 그래도 난 경험이 있어 조절만 잘하면 (보직이 바뀌어도) 상관없다."
-올 시즌 목표는?
"1차 목표는 캠프에서 안다치고 무사히 귀국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치면 사실상 올 시즌은 끝이라고 본다. 욕심을 부려서 시즌 전 다치고 싶지는 않다. 두번째는 가능한 한 페이스를 많이 끌어올리고 싶다. 조절만 잘하면 개막전 엔트리도 가능할 것이고, (정)대현이 형이 돌아와도 내 자리가 있을 것이다. 내 할 일만 열심히 하겠다."
조이뉴스24 가고시마(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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