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박주영(아스널)의 합류 효과는 별로 없었다. 공간 파괴로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기는 했지만 소속팀 아스널에서의 공백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경기력은 많이 떨어져 예전만 못했다.
한국은 2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 6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후반 20분 이동국(전북 현대), 26분 이근호(울산 현대)가 잇따라 골을 넣으며 완승으로 끝내버렸다. 한국은 이 승리로 조1위를 확정,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7일 입국해 하루 훈련만으로 대표팀과 호흡을 맞췄던 박주영은 최강희 감독의 선택에 따라 이날 쿠웨이트전에 이동국 아래 처진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쿠웨이트의 강력한 수비와 빠른 역습에 전반 애를 먹었다. 좀처럼 후방에서 볼이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전반 내내 끌려다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힘든 경기를 했다.
박주영도 수비에 가담하느라 후방에서 전방으로 이어주는 패스는 물론 슈팅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힘겹게 경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조광래호에서 이동국과 호흡을 맞춰봤던 박주영은 호흡이 썩 잘 맞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최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이동국-박주영 투톱이 최상이라며 믿음을 가졌다.
뚜껑을 열자 박주영은 실전 감각이 저하됐음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패스미스와 떨어진 스피드로 협업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김두현(경찰청)과 동선이 자주 겹치기까지 해 힘든 경기를 펼쳤다.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도 자주 밀려나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한 장면이 이어졌다. 후반 6분 기성용, 19분 김신욱이 차례로 투입된 뒤에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의 모든 공격도 주로 오른쪽과 중앙에서 이뤄졌다. 이동국-이근호의 플레이가 더 끈끈하게 이어졌다. 골 장면에서도 박주영은 그다지 영양가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27분 첫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한참 빗겨갔다. 박주영에겐 모든 면에서 아쉬운 경기였다.
경기를 관전한 익명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전술적으로는 박주영의 희생이 필요한 경기였다"라면서도 "지난해 9월 해트트릭을 할 때와 비교하면 움직임이 둔해 보인 것이 사실"이라며 소속팀에서의 줄어든 입지가 대표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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