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이흥실 감독대행이 첫 경기부터 화끈한 승리로 전임 최강희 감독의 그림자를 지우기 시작했다.
전북은 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성남 일화와 개막전에서 이동국의 두 골, 에닝요의 결승골을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이흥실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그동안 트레이닝복을 입고 최강희 감독 옆에서 수석코치로 보좌했던 이 감독은 정장을 차려입고 나서 전북 특유의 색깔인 거침없는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승리를 얻어냈다.
경기 후 데뷔전에 승리를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한 이 감독은 "전반 두 골이 들어간 뒤 선수들의 경기 운영이 좋지 않았다. 방심해서 실점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따끔하게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빠른 패스를 요구했는데 후반전에 잘 따라줘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동국이 두 골을 넣으며 K리그 통산 최다골(117골)을 달성한 것을 기분 좋게 생각했다. 그는 "이동국이 기록을 깬 것을 축하한다. (대표팀에 다녀온 뒤)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더라. 편안한 상태에서 팀으로 돌아와 밝아 보였다. 오늘 골 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줬다"라며 만점 활약이었음을 전했다.
비록 패했지만 성남의 '신공(신나는 공격)' 역시 대단했다. 전북 수비가 수 차례 뚫렸을 정도로 매서웠다. 에벨톤의 감각적은 두 골도 전북의 애매한 수비의 빈틈을 노려 얻어낸 것이었다.
이 감독은 "성남은 강팀같다. 많은 경기가 남았는데 보완해서 나서겠다. 선수들의 몸상태가 70~80% 정도인데 앞으로 김정우나 드로겟이 나서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라운드 대전 시티즌전에서는 김정우의 투입이 예상된다. 김정우는 프리시즌 팀 자체 연습 경기에서 발목 인대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렸다. 이 감독은 "김정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사용할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게 될 경우 황보원과 짝을 지을 것이다"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야심차게 내세웠던 풀백 박원재의 측면 미드필더 전진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전북은 이날 진경선이 왼쪽 풀백, 박원재가 날개로 나섰다. 대표팀 경기를 풀타임 소화한 후 복귀해 체력적으로 조금은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박원재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대표팀에서 뛰고 와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 브라질 전지훈련에서는 진경선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처음이라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패한 성남 신태용 감독은 대인배다운 자세를 보여줬다. 신 감독은 "패해서 아쉽지만 두 팀 모두 열심히 싸웠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발진 중 이적생 윤빛가람, 한상운, 요반치치 등에 대해서는 "첫 경기다 보니 조금 손발이 맞지 않았다. 내용 면에서는 잘했다"라고 평가했다.
이동국의 최다골 기록 달성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통산 99골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그는 "기록은 깨지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동국이가 쉽게 깨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전북이나 국가대표에도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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