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제자가 된 '핵잠수함' 김병현을 보면 흐뭇하게 웃는다. 여러모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합류 당시만 해도 '악동' 이미지로 인해 자칫 팀내 불화를 일으킬까봐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는 기우에 그쳤다. 김병현이 팀원으로 잘 융화되면서 사랑스러운 애제자가 됐다.
김시진 감독이 김병현을 보고 웃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합류 자체로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캠프 시작 시점만 해도 당연히 개막전 합류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면서 천천히 준비하라고 지시했지만, 김병현은 열정적인 훈련욕으로 몸상태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지금 분위기라면 당장 개막전까지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그 동안의 공백으로 인해 최대한 조심하려고 한다"고 오히려 사령탑이 '핵잠수함'의 출격을 늦춰잡고 있다.
실제로도 김병현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지난 1일 불펜피칭을 실시해 65개의 공을 팡팡 꽂아넣은 김병현은 싱커와 슬라이더까지 시험하면서 정민태 코치를 만족시켰다. 이에 정 코치는 당장 3일 라이브 배팅 피칭을 하도록 스케줄을 변경했다. 당초 계획은 불펜피칭 다음 단계인 배팅볼 투구였다. 계획표에도 김병현은 4일 배팅볼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이날 불펜피칭을 보면서 정 코치는 곧바로 한 단계를 생략했다.
김시진 감독도 정 코치의 보고를 받고 다소 놀랐지만, 충분히 괜찮다고 판단해 이를 허락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차근차근 훈련 강도를 높여가 4월말 혹은 5월초 선발진으로 기용해볼 수 있다는 것이 사령탑의 생각이다.
김병현의 합류로 김 감독이 웃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메기효과'다. 김병현이 훈련 외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투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넥센의 선발후보는 확정된 외국인 선수 나이트와 밴 헤켄 외에 강윤구, 심수창, 문성현, 김수경 등 차고 넘친다. 김병현의 선발합류가 우선시되면서 토종투수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불펜진 역시 마찬가지. 동료 투수들이 김병현의 피칭을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김병현이 오면서 경쟁효과가 커졌다. 만약 선발이 쉽지 않다면 불펜으로 돌릴 계획인데, 불펜투수들도 편안하게 있지는 못할 것"이라며 "강진(2군훈련장)은 유배지나 다름없다. 정신이 번쩍 들게 되지 않겠느냐"고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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