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대호(오릭스)의 무안타는 의도적이었다?
이대호가 타격 컨디션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연습경기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오고 있는 이대호가 시즌 개막전에 맞춰 본격적인 컨디션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대호는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 홈 경기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1회말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 땅볼로 물러났다. 마지막 타석이었던 6회말 1사 1, 2루 찬스서도 2루수 앞에 떨어지는 땅볼을 날려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자체 평가전 포함 일본 진출 후 무안타 경기는 처음이었다. 연습경기 10게임을 치르는 동안 19타수 13안타 타율 6할8푼4리를 기록하면서 7할에 육박하는 놀라운 타격감을 뽐냈던 이대호였다.
최고조에 달했던 타격감이 서서히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4일 한신전에서는 2타수 1안타와 함께 처음으로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 경기였던 6일 야쿠르트전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격 컨디션이 너무 좋아 일부러 70% 정도의 힘만 활용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통역을 맡은 정창용 씨는 "이승엽도 지바 롯데 첫 시즌 때 시범경기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다 정작 정규시즌에서 고전한 기억이 있다. 이대호는 그런 경험들을 모두 알고 있다. 개막전 때 베스트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도록 지금은 살짝 몸을 움츠린 시기"라고 전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 초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시범경기 무렵부터 과도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곤 한다. 그러다 정작 시즌이 시작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이대호는 그동안 다른 선수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알아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힘을 비축해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이대호의 '1보 후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조이뉴스24 오사카(일본)=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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