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은 최근 며칠 동안 아쉬움을 삼켰다. 맹위를 떨친 꽃샘추위로 예정됐던 연습경기가 잇달아 취소된 탓이다. 옥석을 가리기 위해 한 경기라도 더 해야하는 시점에서 잡아놓은 일정까지 취소하게 된 상황은 마뜩지 않다.
현 시점에서 이만수 감독의 고민은 만만치않다. 각 부분 주요 보직과 시즌운용 방안을 그려놓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바로 선발진과 4번타자, 그리고 포수 빅3의 활용 방안이다.
선발 투수진은 가장 큰 문제다. 김광현과 송은범의 부상 이탈로 인해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할 형편이다. 일단 외국인 투수 로페즈와 마리오를 선발로 확정했지만, 나머지 토종 선수 3명은 여전히 미지수다. 후보군은 윤희상, 이영욱, 박종훈, 임치영, 박정배, 김태훈, 신승현으로 줄여놨지만, 이들 모두 선발경험이 제대로 없어 이만수 감독은 근심이 깊다. 게다가 김태훈이 기대에 못미치고 탈락할 경우, SK 선발에 좌완은 한 명도 없다.
이만수 감독은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로페즈뿐이다. 남은 선수는 다 신진급인데,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김광현과 송은범이 돌아오기까지 변화가 클 것 같다. 이들이 잘 해주면 계속 가겠지만,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와 함께 공격의 중추 역할을 해줘야 할 4번타자도 확정하지 못했다. 후보는 4명. 지난 시즌 후 LG에서 FA 영입한 조인성과 함께 정상호, 이호준, 안치용 등이 4번타자 물망에 올랐다. 타선의 중심으로서 제대로 된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뿐만 아니라 조인성의 합류로 인해 단숨에 포수왕국이 된 SK는 이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일단 이만수 감독은 조인성을 포수와 지명타자, 정상호를 포수와 1루수, 지명타자로 두루 기용할 방침을 굳혀두고 있다. 정상호의 1루수 기용은 박정권의 체력안배 차원에서 결정한 것. 결국 안방 터줏대감 박경완의 정상 합류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이만수 감독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현 시점에서 마무리는 엄정욱이고 안되면 정우람이 마무리를 맡게 될 것이다. 이처럼 나머지는 대부분 정했지만, 선발진과 4번타자, 포수 빅3의 활용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결졍해야 한다"고 전했다.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감독으로 승격된 이만수 감독은 부담감이 적지 않다. 지난 시즌 팀내 안팎으로 복잡한 상황에서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일궈냈고, 올해는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둬들여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어렵겠지만 없으면 만들어서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걱정 없다"고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자신감을 대신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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