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지난해 다소 싱겁게 끝났던 유창식(한화)과 임찬규(LG)의 경쟁이 올 시즌부터는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유창식과 임찬규가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호투를 펼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전체 1,2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차세대 스타들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라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고교 때까지는 유창식이 한 수 위였다.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무서운 공을 뿌렸다. 결국 한화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인 7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임찬규는 한화 다음으로 전체 2번 지명권을 갖고 있던 LG의 부름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계약금은 유창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억원이었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 성적은 임찬규가 월등히 좋았다. LG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한 임찬규는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으로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다. 10승을 거두는 데는 실패했지만 팀의 구멍난 마무리 자리를 메우기도 하는 등 신인답지 않은 배짱투를 펼치며 한 시즌 내내 1군에 머물렀다.
반면 유창식은 고교시절 많은 이닝을 소화한 후유증으로 비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끝에 개막을 2군에서 맞았다. 5월에 뒤늦은 1군 데뷔를 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6.6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두 선수가 보여준 성적의 차이는 곧 연봉으로 나타났다. 올 시즌 임찬규는 지난해 2천400만원에서 무려 223.3%가 오른 8천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유창식은 지난해 연봉에서 동결됐다. 이를 두고 유창식은 한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임찬규보다 많은 연봉을 받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올 시즌 임찬규는 선발로 보직이 전환됐다. 유창식 역시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두 선수의 팀내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라이벌 구도가 잘 드러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최근 유창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훈련이 부족했던 지난해에 비해 착실히 훈련을 소화하며 구위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팀내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로 유창식이 꼽히기도 한다. 22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는 류현진에 이어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며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에 질세라 임찬규 역시 24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서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 연속 안타에 이은 포수의 판단 미스로 한 점을 실점했으나 2회부터 4회까지는 완벽히 틀어막았다. 특히 12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7개를 내야플라이로 잡아냈다. 이는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임찬규의 구위에 밀렸다는 뜻이다.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 신인 때 좋은 활약을 펼치다 2년차에 접어들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상대의 분석이 치밀해 지고, 선수 자신의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오히려 유창식과 임찬규는 2년차를 맞는 올해 한 단계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프로 2년차가 돼 제대로 경쟁을 펼치게 된 '돌아온 7억팔' 유창식과 'LG의 미래' 임찬규. 두 선수가 멋진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주는 것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1992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의 활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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