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수비' SK, 수비에 울다

[한상숙기자] SK가 실책성 플레이에 무릎을 꿇었다.

SK는 20일 잠실 LG전에서 1-4로 패했다. 최근 물오른 LG의 상승세에 밀린 때문만은 아니었다. 탄탄함을 자랑하던 수비에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한 결과라 더욱 아쉬웠다.

1회말 LG는 이대형의 3루타로 만든 1사 3루서 이진영이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SK 선발 윤희상은 시작부터 흔들렸다.

0-1로 뒤진 3회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1사 후 이대형의 땅볼 타구를 1루수 이호준이 놓치는 바람에 2루타로 둔갑해 골치 아픈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이병규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대형과 이병규가 이중 도루에 성공해 2, 3루가 됐고, 다음 타자 이진영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최정이 더듬는 사이 3루 주자 이대형이 홈을 밟았다. 재빨리 처리했다면 이대형의 홈인을 막을 수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 장면. 이어 윤희상의 폭투까지 나와 점수는 0-3까지 벌어졌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 두 개에 고개를 떨군 SK다.

SK는 6회 김강민의 솔로포로 1점을 만회했으나, 7회 심광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끝내 3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SK답지 않은 플레이다. 물샐 틈 없는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SK가 중요한 순간에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며 분위기를 상대에게 넘겼다.

정근우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선발에서 제외되며 수비 위치가 크게 바뀌었다. '국민 3루수' 최정의 자리에는 안정광이, 정근우가 지켰던 2루에는 최윤석이 나서고 있다. 최정은 올 시즌 들어 4경기째 유격수를 맡고 있다. 바뀐 수비 위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만수 감독도 우려한 부분이다.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선수들이 새로운 포지션에서 실수를 하고 있다. 그 전에는 팀 에러가 없었는데 최근 하나씩 늘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날 경기 후 아쉬움은 더 커졌다. 이 감독은 "오늘은 수비 때문에 졌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을 것이다"라면서 분발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