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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G 불펜, '유원상'이 있었네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승리를 지켜낸 것은 다름 아닌 유원상(26)이었다.

유원상은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10-8로 쫓기던 6회말 1사 1,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1루 주자 전준우의 2루 도루를 허용해 2,3루가 됐고, 롯데 타자들 가운데 가장 타격감이 좋은 홍성흔과 박종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의 흐름을 놓고 봤을 때도 LG에겐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전날(26일) LG는 넥센과의 경기에서 초반 6-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9회 각각 4점 씩을 내주며 7-9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9회 마무리 투수로 내세웠던 리즈가 연속 3개의 볼넷을 내주며 허무하게 무릎을 꿇은 것이 충격적이었다.

이날 역시 LG는 10-3까지 앞서다 6회말 5점을 내주며 위태로워진 상황이었다. 선발 김광삼을 구원 등판한 한희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10-8까지 추격을 허용한 것. 더구나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자칫 전날의 악몽을 재연한다면 팀이 큰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원상은 홍성흔과 박종윤을 나란히 5구만에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유원상이 던지는 시속 140㎞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에 두 타자는 꼼짝없이 서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위기를 넘긴 LG는 7,8회 타선이 폭발하며 20-8의 대승을 거뒀다. 전날의 충격패를 깨끗이 씻어내는 승리. 유원상은 8회까지 2.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따냈다.

유원상의 호투는 자신은 물론 LG 불펜의 위기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반갑다. 27일 넥센전에서 유원상은 박병호에게 추격의 발판이 되는 투런홈런을 허용하는 등 3실점을 기록했다. 그 전 7경기 11이닝 동안 무실점을 이어오며 필승조로 활약했던 유원상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다음날 또 다시 찾아온 위기의 상황. 전날 무너졌던 한희는 이날도 집중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갔고, 엔트리 제외된 마무리 리즈는 더 이상 1군에 없었다. 쏠쏠한 활약을 펼치던 '베테랑' 좌완 류택현 역시 가벼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불펜에서 믿을 것은 자신뿐이란 것을 알았던 것일까, 유원상은 완벽한 투구로 위기를 벗어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금부터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 리즈' 카드가 실패한 것을 인정했다. 리즈는 선발로 복귀할 예정이다. 마무리가 공석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곧 불펜 상황이 어렵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무리는 아니더라도 불펜에서 차지하는 유원상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유원상은 1점대(1.98)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불펜진의 위기 속에서 팀 승리를 지켜낸 유원상. 그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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