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한준기자] "이제 막 뜨는 별이다. 팀에서 활력소 노릇을 하고 있으니까 정말 예쁘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외야수 정형식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정형식은 올 시즌 프로 4년 차를 맞은 외야수다.
입단 첫 해 1경기, 그리고 2010 시즌 7경기에 잠깐 얼굴을 비췄다. 프로 무대서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린 정형식은 지난 시즌부터 출전 횟수가 늘어났다. 2011시즌 52경기에 나와 76타수 16안타 타율 2할3푼 1홈런 5타점 4도루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정형식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포함됐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자신의 존재를 단번에 알렸다.
이날 삼성은 개막 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이승엽이 선발 1루수로 출전했다. 최형우의 자리였던 좌익수 수비는 배영섭이 맡았다. 그리고 배영섭이 그 동안 주로 맡았던 중견수에는 정형식이 나왔다.
정형식은 이날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삼성의 8-4 승리에 도움을 줬다. 류 감독은 "(정)형식이 같은 선수들이 나와야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삼성의 중견수 자리는 이영욱과 배영섭이 번갈아 맡았다. 이영욱의 군입대(상무)로 배영섭이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는가 했는데 정형식이 여기에 도전장을 냈다.
류 감독은 "내가 선수라면 형식이의 최근 활약에 자극을 받을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11일 경기에서 배영섭은 4타수 1안타를 쳤는데 1안타는 2루타로 타점으로 연결됐다. 배영섭은 이날 정형식에 앞선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류 감독은 "(배)영섭이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형식의 활약으로 팀내 포지션 경쟁이 일어나고 이는 팀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류 감독은 "양준혁, 이종범(이상 은퇴)처럼 입단하자마자 팀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는 선수는 드물다"며 "그런 이유로 형식이의 존재는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형식은 12일과 13일 LG전에서는 선발 중견수, 우익수로 나왔다. 11일 경기에서처럼 멀티히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이틀 동안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몸에 맞는 공 하나로 출루했고 희생번트를 한 번 성공시켜 벤치 작전에 잘 따랐다.

타선에서 정형식이 새로운 활력소 노릇을 하고 있다면 마운드에선 2년차 사이드암 심창민이 신선한 피를 공급하고 있다. 심창민은 경남고를 나와 2011년 입단했다.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을 만큼 기대주로 꼽혔다.
그런데 심창민은 입단 첫 해 삼성 1군 마운드에 들어오지 못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창민은 신인이던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 리그)에서 보냈다.
심창민은 퓨처스리그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부상 때문에 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고 6경기에 나와 1홀드를 올리면서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그런데 1군 출전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삼성은 지난 4월 28일 차우찬을 2군으로 내리고 대신 심창민을 1군으로 올렸다. 선발 자원이던 차우찬이 평균 자책점 10.29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심창민은 1군에 올라오자 곧바로 데뷔 등판했다.
28일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온 브라이언 고든은 4.1이닝 동안 7실점하며 무너졌다. 고든에 이어 5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심창민이 마운드를 넘겨 받았는데 박재홍과 조인성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심창민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최윤석을 2루 땅볼로 잡아낸 뒤 김재현과 정근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화끈한 1군 데뷔전 이후 심창민은 꾸준히 등판 기회를 얻었다. 중간계투로서 인상깊은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정형식이 3안타를 친 11일 LG전에 심창민도 나왔다. 심창민은 선발 장원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심창민은 5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한 개와 볼넷 한개를 각각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류 감독은 "(심)창민이가 기대만큼 성장한다면 권오준의 뒤를 이을 선수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아직 1군 경험이 부족하지만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14일 현재까지 정형식은 16경기에 나와 규정타석(86타석)에는 들지 못했지만 45타석 35타수 11안타로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빠른 발로 5도루를 올렸고 볼넷 7개를 얻어내면서 출루율이 4할1푼9리다.
심창민도 6경기에 나와 6.2이닝 동안 3안타 6볼넷 평균자책점 1.35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10개를 잡아냈다.
투타에서 통통 튀는 두 젊은 선수가 뛰고 있는 삼성은 LG와 주말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 위닝시리즈를 만들고 기분 좋게 대구로 내려갔다. 13승 1무 14패로 5위로 올라서며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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