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수비로 맞은 위기 수비로 끝냈다"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특급 불펜 요원으로 거듭난 유원상이 전날(18일) 있었던 숨가빴던 세이브 상황을 설명했다.

유원상은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에서 전날 경기 상황을 떠올리며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며 팀 승리를 놓칠 뻔했기 때문이다.

전날 두산전에서 유원상은 3-1로 앞서던 9회말 등판해 1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3-2까지 쫓기며 2사 2루의 동점 주자까지 내보낸 끝에 어렵사리 팀 승리를 지켜냈다.

선두타자 오재원을 실책으로 내보낸 것이 위기의 시작이었다. 평범한 투수앞 땅볼이었지만 유원상이 타구를 잡다 놓쳐버리며 오재원을 살려줬다. 이어 이원석을 우익수 뜬공, 윤석민을 투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았지만 이성열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다.

두산 벤치에서는 이성열 대신 임재철을 2루 대주자로 기용했다. 안타 한 방이면 승리가 날아갈 수 있는 상황. 여기서 유원상은 기습적인 2루 견제로 임재철을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유원상은 "수비를 못해서 위기를 맞았는데 수비로 끝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유원상은 "견제 사인이 나서 2루로 던졌는데 타이밍도 좋았고 공도 정확하게 들어가 잡아낼 수 있었다"며 "내가 위기를 자초한 상황이라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승리를 지켜내 다행이다"라고 전날 상황을 떠올렸다.

임재철의 부상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도 드러냈다. 임재철은 유원상의 견제에 급히 2루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새끼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다. 유원상은 "임재철 선배님이 다치신 것은 안타깝다"며 부상 정도를 취재진에게 확인한 뒤 무거운 표정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