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같은 기분이에요."
28일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14라운드를 앞두고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인천전이 그만큼 부담스럽다는 의미였다. 반드시 좋은 경기력을 선보여 승리하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인천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K리그 1위 탈환에 대한 부담감도 아니었다. 최 감독이 기분 좋은 떨림을 가지고 인천전을 맞이한 이유는 바로 '스승'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 스승은 바로 세뇰 귀네슈 감독이었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귀네슈 감독은 서울 사령탑으로 서울의 아름다운 축구를 탄생시켰다. 당시 최 감독은 코치로서 귀네슈 감독을 보좌했다.
귀네슈 감독이 이날 인천전을 직접 관전한다고 하자 최 감독은 "오늘 귀네슈 감독님이 보는 앞이라 더 큰 부담감이 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같은 느낌이다.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협조를 잘 해줘야 한다"며 강조했다.
최 감독은 "오랜만에 만난 귀네슈 감독님은 처음으로 코치할 때의 열정, 의지 등 한결같은 마음을 강조하셨다. 앞으로 더 많은 시련이 올 수 있다고도 하셨다. 귀네슈 감독님은 나에게는 선생님이시다. 나에게 배움을 주신 분이다"면서 "축구 외적으로도 너무나 많은 지식을 가지신 분이다. 오늘 승리로 내가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것이 귀네슈 감독님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성장한 제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스승 귀네슈 감독이 지켜보는 시험은 시작됐고 제자 최 감독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매서운 공격과 조화로운 중원, 그리고 단단한 수비까지. 최 감독은 스승 앞에서 아름다운 축구를 선보였다. 서울은 몰리나와 데얀의 골폭죽에 힘입어 3-1로 인천을 물리쳤다. 게다가 이번 승리로 승점 31점 고지에 오르며 서울은 K리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스승은 제자를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제자' 최 감독은 '스승' 귀네슈 감독을 향해 사랑과 존경, 그리고 당당한 눈빛을 보낼 수 있었다. 지도자로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따뜻한 눈빛이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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