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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효과? 그의 복귀로 파생되는 다양한 '빅매치'


[정명의기자] 조금만 과장을 보태면 매 타석이 '빅매치'다. '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이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던 맞대결들이 현실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승엽은 지난달 3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승엽에게 관심이 쏟아진 이유는 한화의 '괴물투수' 류현진과의 맞대결 때문이었다. 처음 맞붙은 둘의 대결에서 이승엽은 삼진 2개를 당한 뒤 투수 실책으로 1루를 한 번 밟으며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승엽의 완패로 끝났지만 류현진과 이승엽의 맞대결은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두 선수도 서로를 의식하는 눈치였다. 류현진은 유독 이승엽에게 힘찬 공을 뿌리며 두 번이나 삼진을 잡아냈다. 첫 삼진은 헛스윙만 3번을 유도해내며 잡아냈고, 두 번째는 빠른 공만 3개를 꽂아넣으며 3구삼진을 잡았다.

이승엽도 평소와는 달리 삼진을 당한 뒤 분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내야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 류현진의 실책을 유도해내며 1루에 출루했다.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이승엽은 바뀐 투수들을 상대로도 볼넷, 삼진에 그치며 20경기 연속 이어온 안타 행진을 중단해야 했다.

이승엽과 상대 투수와의 맞대결이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시범경기부터였다. LG 김기태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로 전향시킨 리즈의 첫 실전 등판을 이승엽의 타석에 맞춰 준비시킨 것이다. 김 감독은 이승엽과 리즈의 맞대결 카드가 관중들에게 '팬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이승엽의 헛스윙 삼진.

지난해 일본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찬호와 이승엽의 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빅매치다. 박찬호의 한화 입단이 확정되면서부터 '꿈의 대결'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박찬호도 입단식에서 "이승엽과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첫 맞대결에서는 박찬호가 이승엽을 3타수 무안타로 제압했다. 하지만 29일 두 번째 만남에서는 첫 두 타석을 범타로 처리했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박찬호는 이승엽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후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박찬호가 보여준 3.2이닝 5실점 최악의 피칭에는 이승엽의 한 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8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이승엽과 김병현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공교롭게도 김병현의 국내 첫 선발 등판이 삼성을 상대로 이루어졌다. 이승엽은 김병현을 상대로 1안타(3루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후 김병현은 "역시 승엽이 형이 잘 치더라"며 맞대결 소감을 전했다.

야구는 팀 경기다. 투수와 타자의 개인적인 맞대결보다 팀간 승패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타자가 이승엽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팬들은 언제나 '최고와 최고의 대결'에 열광한다. 때문에 국내 복귀 후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이승엽이 최고의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언제나 관심을 모은다.

이승엽 효과는 전체 프로야구를 살찌운다. 이승엽이 만들어내는 빅매치들은 경기 전부터 관심을 불러 모으고, 경기 후에는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생산해낸다. 다음번 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다. 아직 시즌은 반도 지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펼쳐진 다양한 '빅매치'들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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