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서서히 제 궤도에 오른 모양새다. 연일 안타행진이 이어진다. 더구나 그가 살아나면 소속팀 두산도 힘을 낸다. 김현수가 몰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원래 꾸준한 그이지만 최근 타격 모습에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김현수는 5월 29~31일 KIA와의 잠실 3연전에서 합계 12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꼬박꼬박 2안타씩 쳐냈다. 부동의 3번타자인 그가 불꽃을 일으키자 두산도 원기를 회복했다. 지난 주말 롯데와의 홈 3연전을 모조리 내줬던 두산은 KIA와의 주중 시리즈를 2승1패로 마감했다.
스윕을 당한 롯데와의 시리즈에서 김현수는 안타를 1개씩만 쳐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그의 활약 정도에 따라 팀 성적이 급변하는 모양새다.
두산이 5연패 사슬을 끊고 3연승을 기록한 지난달 22∼24일 문학 SK전에서도 김현수는 빛났다. 22일 3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킨 뒤 이어진 2경기서 합계 10타수 5안타를 쳐냈다. 특히 24일 경기에선 불꽃같은 3안타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근 급상승세를 탄 그는 5월 월간타율 3할2푼을 기록했다. 이 부문 14위로 두산 타자들 중에선 단연 독보적이다.
김현수의 또 다른 강점은 찬스에서 유독 강하다는 것이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5할에 육박한다.
올 시즌 김현수는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4할8푼6리(35타수 17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전체에서 단연 1위다. 5월에만 득점권서 6할3푼6리를 기록한 정근우(SK)의 거센 추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근우는 시즌 득점권 타율 4할5푼8리(24타수11안타)로 2위에 올라 있다.
득점권 타율은 표본이 작아 통계적으로 크게 공신력을 인정받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득점권 타율이 시즌 타율보다 1할5푼이나 높다는 것은 보통 비범한 타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김현수는 최근 급피치로 시즌 타율 3할3푼6리를 마크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타격 5위에 랭크돼 있다. 기본 실력이 워낙 뛰어나 좀처럼 기복없는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장타력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시간은 아직 그의 편이다. 지난달 24일 SK전에선 마수걸이 홈런을 쳐냈고, 29일 잠실 KIA전에선 시즌 첫 3루타도 때려냈다. 다만 장타 페이스가 좀 더 빨라졌으면 하는 게 팀 내부의 바람이다.
사실 김현수는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달 4일 잠실 LG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베이스에 손가락이 끼여 인대를 다쳤다.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어 힘을 제대로 줄 수 없다. 그렇지만 타고난 감각과 고도의 집중력으로 안타를 쳐내고 있다. 살아난 김현수의 방망이가 두산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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