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가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이라는 악재를 딛고 승리를 거뒀다. 막강 불펜진의 힘을 앞세워 선두 수성에도 성공했다.
SK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2-1로 이겼다. 두산과의 이번 3연전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선두를 지켰다.
유쾌한 승리는 아니었다. SK 타선은 12안타를 때리고도 2점밖에 뽑지 못했다. 1회초 이호준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1-1로 맞선 4회초 정상호의 솔로포로 2-1을 만들었다. 이후 추가 득점은 없었다.
와이번스 타선의 무기력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더욱 문제는 선발진의 불안함에 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박종훈은 1.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1실점을 하고 조기 강판했다. 2회도 마치지 못하는 동안 두 차례의 실점 위기를 맞으며 아슬아슬한 투구를 이어갔다. 결국 박종훈은 2회 1사 1, 2루서 이닝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이재영으로 교체됐다.
다행히 일찌감치 몸을 풀고 있던 이재영이 고영민을 병살로 잡고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이재영은 4.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임무를 100% 완수했다. 그 다음 바통은 최영필(1.1이닝 무실점)-박희수(1이닝 무실점)-정우람(1이닝 무실점)이 이어받으며 무실점 릴레이 호투로 승리를 지켜냈다.
승리했으니 결과는 좋았다. 그러나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은 자칫 경기 분위기 자체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다. 선발이 흔들리면 불펜이 일찍 가동될 수밖에 없고, 이같은 악순환은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마운드가 불안정하니 야수들도 더 힘이 든다.
원래 이날 SK 선발은 박종훈이 아닌 전유수였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회의 결과 선발 경험이 많은 박종훈으로 낙점됐다. 경기 전 성준 투수코치는 "박종훈은 꾸준히 선발로 뛰었던 선수다.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도 괜찮았다. 전유수는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박종훈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믿었던 박종훈이 1.1이닝 만에 내려가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이만수 감독은 불안한 박종훈을 선발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 외국인 투수 교체로 약 일주일 동안은 로페즈의 빈자리를 다른 투수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팔꿈치 통증 때문에 재활군으로 내려간 송은범은 불펜 피칭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마리오와 윤희상, 김광현 외에 나머지 선발 두 자리를 '돌려막기'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감독은 "선발 공백은 새로운 투수들로 채워가야 한다. 허준혁, 임치영, 신승현 등 2군 선수를 올리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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