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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체질' 노경은, 두산 마운드 빛줄기


[김형태기자] 노경은(두산)이 또 한 번 진가를 과시했다. 이젠 임시 선발을 넘어 붙박이 선발요원으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요즘 되는 일 없는 두산에서 유일한 '희망의 빛줄기'다.

노경은은 12일 사직 롯데전서 시즌 2번째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2003년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이닝 소화 기록이다. 투구수 104개에 탈삼진 7개, 사사구 2개로 내용이 무척 알찼다. 비록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선발투수로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노경은은 지난 6일 잠실 SK전에서도 시즌 첫 선발 등판이란 부담감을 극복하고 6.2이닝 10탈삼진 3피안타 1실점으로 기막힌 호투를 펼쳤다. 2경기 연속 선발 등판에서 유감없는 피칭을 펼친 덕분에 그의 존재감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노경은의 장점은 위력적인 구위다. 볼끝이 살아 있는 시속 150㎞ 안팎의 직구를 포수 미트에 펑펑 꽂는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 바로 앞에서 떨어지는 포크볼과 휘어지는 슬라이더의 위력도 점점 배가되고 있다. 개막 이후 구원 투수로 나섰을 때는 제구력 문제가 불거졌다. 긴박한 순간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선발로 전업해서는 우려했던 문제가 싹 사라졌다.

노경은 자신도 선발이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그는 "팀 사정에 따라 어떤 보직이든 맡을 수 있다"면서도 "원래 선발 투수로 활약한 만큼 아무래도 선발이 좀 더 편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두산 코칭스태프의 의중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임시 선발로 투입된 2경기서 쾌투를 거듭함에 따라 그를 중간계투로 다시 내릴 이유도 없어진 게 사실이다. 더구나 허리 통증과 그에 따른 구위 악화로 1군 명단서 제외된 임태훈이 언제 다시 올라올 지도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 투수' 노경은의 잇딴 호투는 침체된 팀 분위기에 청량감마저 안겨준다.

올 시즌 구원으로 등판한 24경기(25이닝)서 노경은은 2승2패 24탈삼진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최근 2경기(13.2이닝) 기록은 승패 없이 17탈삼진 평균자책점 1.98이다.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지만 자신의 '선발 체질'을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는 노경은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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