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산 베어스 최주환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신고했다.
최주환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1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주환은 팀이 0-1로 리드 당하고 있던 2회초 1시 만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와 롯데 선발 진명호가 던진 2구째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첫 홈런일 뿐 아니라 프로에서 처음 맛보는 홈런이었다.
만루포는 올 시즌 두산에서는 이원석이 두 차례 기록한 뒤 세 번째다.
동성중-동성고를 나와 지난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최주환은 퓨처스리그(2군 리그)에선 홈런을 친 적이 있으나 그 동안 1군 무대에서는 홈런이 없었다.
우투좌타인 최주환은 다른 신인들과 마찬가지로 기대주로 꼽혔다. 발도 빠른데다 수비 능력과 방망이 실력도 갖춘 걸로 평가됐다. 하지만 1군 무대의 벽은 높았다. 사이클링 히트도 기록했던 퓨처스리그와 차원이 달랐다. 그는 기량 발휘를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한 뒤 지난해 다시 팀에 복귀했다.
최주환은 개막전 엔트리에 들면서 기분 좋게 올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넥센 히어로즈와 개막 2연전에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2군 선수단이 있는 경기도 이천으로 내려갔다. 최주환은 "그 때는 '그냥 올 시즌도 이렇게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군에 머물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두산은 지난 5월 30일 왼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은 이종욱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최주환을 대신 1군에 올렸다.
이후 최주환은 꾸준히 출전하고 있으며 올 시즌 벌써 1군에서 뛴 횟수가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아언츠전까지 15경기다. 그가 두산 입단 뒤 2009년까지 4시즌 동안 뛴 1군 경기수가 31차례였으니 올해 활약상을 알 수 있다.
최주환은 "어렵게 찾아온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1번 타자로 나왔다. 중간에 타순 변경은 있었지만 7일 잠실 SK전부터 7경기째 붙박이 1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최주환은 "1번타자 자리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냥 1회 가장 먼저 나오는 타자라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두산의 고민은 톱타자 자리에 있다. 6월 들어 최주환을 포함해 오재원, 김재호, 윤석민, 고영민 등을 세워봤다. 간판 톱타자인 이종욱과 1번을 칠 수 있는 정수빈의 동반 부진 때문이다. 최주환에게 상당한 중책이 주어진 것이다.
최주환은 "그 동안은 너무 급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평소 조용한 편이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바뀐다. 스스로도 "승부 근성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내가 실수한 플레이에 원망을 두고 자책했다"고 말한다.
최주환은 만루포로 데뷔 홈런을 장식하며 이름을 널리 알릴 계기를 마련했다. 첫 홈런을 신고한 이날 롯데전에서 최주환은 3안타 맹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그는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느낌이 왔다. 감이 좋아서 그런지 안타 2개를 더 쳤다"며 "1군에서 한 경기 3안타를 친 건 처음이다. 팀도 이겨서 정말 좋다. 그러나 이날 한 경기만 갖고 들뜨진 않겠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모습이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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