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슈퍼파워 안양!'을 외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졌다. 남은 것은 정치적 합의와 실행이다.
지난 2004년 안양LG가 서울로 연고이전(FC서울)을 하면서 연고지 프로축구단이 사라진 안양에 프로시민구단 창단 움직임이 무르익고 있다. 안양시가 축구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조하며 축구단 창단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를 지지하는 안양FC 시민연대가 활동에 들어가는 등 긍정적 기운이 퍼지고 있다.
창단 연착륙 논의를 위해 26일 오후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시민 공청회가 열렸다. 주최 측의 예상(500명)보다 훨씬 많은 900명이 참석해 안양 축구의 부활을 바라는 열기를 보여줬다. 일부 방청객은 눈물을 흘리며 안양 축구팀 부활을 바랐다.
공청회에는 브라질 출장을 마치자마자 공청회장으로 온 최대호 안양시장과 민주통합당 이종걸 국회의원(안양 만안) 등이 참석했다. 창단을 지지하는 민주통합당 시의원은 물론 반대 측 새누리당 시의원 일부도 자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진형 차장과 안양시 김진호 비전기획단 정책추진팀장,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패널로 나서 창단 준비과정과 안양시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 등에 대해 발표 및 질의응답에 나섰다.
프로연맹 김진형 차장은 "내년 프로 2부리그에 참가하는 구단은 7억원의 스포츠토토 수익과 경기장 개보수 비용의 30%를 지원받을 수 있다"면서 충분한 당근이 있음을 전했다. 2014년 2부리그 진입시에는 추가 지출 등으로 4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준희 해설위원도 "안양은 축구와 관련해 스토리가 있는 도시다. K리그 모두에게 고마운 클럽이 될 수 있다. 전국구로 사랑받을 수 있다"라며 안양시를 알리는데 축구단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양시는 3억원의 창단준비금을 편성해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갈려 본회의 상정 시도는 무산됐다. 이 때문에 시 추경예산 763억원도 예결위에 머물러 있다. 창단에 찬성하는 민주통합당 의원(11명)과 반대하는 새누리당(9명), 통합진보당(1명), 무소속(1명)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반대 측 의견은 시민의 혈세를 허투루 사용할 수 없다는 논리다. 시민구단 운영시 최소 20~30억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시의 재정 형편상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논리다. 또, 시민구단 준비시 준비위원회 등과 프런트에 낙하산 인사 등이 만연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기존 K리그 시도민구단의 문제점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따랐다.
익명을 요구한 반대 측의 한 의원은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프로축구단 창단은 시민화합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은 시 예산이 나가는 문제 아니냐.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대호 시장의 공약이라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 다만, 걱정하는 것은 시민구단인 만큼 타 K리그 시도민구단처럼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부분을 우려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진호 팀장은 "기존의 시민구단은 주식회사로 운영됐지만 안양은 재단법인의 형태로 시작한다. 창단 후 2~3년이 지나면 주식회사로 전환될 것이다"라며 "적은 예산으로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다. 축구를 잘 아는 단장, 감독 등을 영입할 것이다"라고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안양시는 다음달 3일 재개되는 예결위를 주시하고 있다. 통과시에는 5일 본회의가 열린다. 김 팀장은 "반대 측 의원들 중에서는 축구를 좋아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찬성하는 의원도 있다"라며 "구단 창단에 대한 확약도 받지 않았는데 무작정 우려를 한다"라고 지역 정계의 결단을 촉구했다.
시민연대 한 관계자도 "반대파 의원들이 다수 불참한 것이 아쉽지만 공청회의 열기만으로도 프로축구단 창단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9년째 기다린 일인데 꼭 성사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만약, 안양시의 의지대로 3억원의 준비금이 시의회에서 통과가 될 경우 오는 9월 감독, 스카우트 등이 선임되고 11월 선수단 구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안양=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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