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어려운 고비에서 다시 마운드에 선다. 더 물러설 곳도 없다. 또 다시 침체 기미를 보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김선우의 어깨가 이번에도 무거워졌다.
김선우는 28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경기다. 우선 두산의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다. 특히 최하위 한화와 치른 지난 주말 대전 3연전에서 2패를 당했고, 넥센과의 목동 3연전 첫 두 경기도 내줬다. 31승32패1무로 어느새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졌다. 1위 롯데와 4.5경기 차다. 지금 당장 1승이 아쉬운 상황이다.
김선우도 힘겨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올 시즌 흐트러진 투구 밸런스 등 몇 가지 문제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2승3패 평균자책점 6.82라는 성적은 그의 본 모습과 거리가 멀다. 최근 몇 년간 '피네스 피처'로 탈바꿈한 뒤 맞는 첫 난관이다.
그러나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김선우이기에 언젠가는 자기 자리를 찾을 거라는 믿음이 선수단 내에 자리잡고 있다. 김진욱 감독 또한 "(김)선우가 부진해도 2군으로 내리거나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생각이 없다"며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김선우는 가장 최근 등판인 22일 대전 한화전서 슬럼프 탈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승패는 없었지만 5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으로 한결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살아난 투구감이 지속될 경우 당분간 상승 페이스를 그릴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이 가장 바라는 그림이다.
김선우는 팀이 어려운 순간 '구원자'의 역할을 해낸 기억이 있다. 지난달 22일 문학 SK전이다. 이 경기 전까지 두산은 5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라이벌 LG와의 잠실 3연전을 모조리 내주며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당시 김선우는 투수진 최고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SK 타선을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의 4-2 승리를 뒷받침했다. 위기에 빠진 팀을 수렁에서 건져낸 피칭이었다. 두산은 김선우가 다시 한 번 더 그 때와 같은 모습을 재연해주길 바라고 있다.
요즘 두산은 어려움이 중첩되는 모습이다. 최근 부진한 김승회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개막 이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던 로테이션이 차질을 빚게 됐다. 1군 복귀 후 불펜 요원으로 뛰고 있는 임태훈이 정상 구위를 찾으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2군에서 '대타'를 물색하려 해도 믿음을 주는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래저래 '원조 에이스' 김선우의 호투가 더욱 중요해졌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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