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0년 11월23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승승장구하던 홍명보 감독의 치명적 실수가 만든 패배였다.
한국은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에서 연장 종료 직전 실점하며 0-1로 패배했다.
홍 감독의 마지막 선택이 뼈아픈 결과로 가져왔다. 당시 한국과 UAE는 0-0 무승부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두 팀 모두 골을 넣지 못한 채 연장전도 막바지로 향했다. 추가시간이 2분 남은 상황에서 홍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골키퍼 김승규를 이범영으로 교체를 한 것이다.
이 교체 카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범영은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아메드 알라브리에 통한의 실점을 허용했고 한국은 0-1로 졌다. 승부차기까지 가려는 홍 감독의 전략이 막판 무너져버린 것이다. 승부차기에서 이범영이 더 나을 것 같아 골키퍼 교체를 했는데 승부차기까지 가지도 못하고 패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연장 후반 종료 무렵 골키퍼를 바꾼 것은 승부차기에 대비한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내 실수였다"라고 전술적 오판이었음을 인정했다.
한국이 패배하며 금메달이 무산되자 홍 감독을 향한 비난의 소리가 높았다. 120분 안에 끝내려는 적극적인 전술이 아닌 승부차기로 가려는 소극적인 전술이 패배를 불렀다는 것이다. 차라리 체력이 좋은 필드 플레이어를 교체 투입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의미였다.
2년이 지난 홍 감독은 이제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2년 전의 실수는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로 정성룡(27, 수원)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 자신감을 말해주고 있다.
정성룡은 자타공인 한국 NO.1 골키퍼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골문을 지켰고 지금도 한국 국가대표팀 골키퍼다. 그 힘과 영향력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홍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정성룡의 차출을 바랐지만 당시 소속팀이었던 성남의 사정상 불발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속팀 수원의 배려로 정성룡을 올림픽대표팀에 선발할 수 있었다.
정성룡의 합류는 홍 감독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포지션이다. 정성룡이라는 큰 대회 경험이 많은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다는 것은 홍명보호의 힘을 배가시킬 수 있다. 정성룡의 안정감과 단단함이 메달권을 목표로 향하는 홍명보호를 받쳐줄 수 있다. 골키퍼 교체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할 고민도 이제는 없다.
홍 감독은 "올림픽 최종예선이 끝나고 나서 골키퍼에는 경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수원 윤성효 감독과 5월에 통화를 한 번 하고 이후에 정확하게 말씀드렸다. 정성룡 차출을 허락해준 수원과 윤성효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진작부터 정성룡을 마음에 두고 있었음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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