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5할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 후 KIA 선수들의 공통된 소감이었다. 그만큼 KIA에게는 5할 승률이 간절했다.
KIA는 8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승률이 4할9푼2리로 떨어진 상태였다. 4일 두산전 승리로 5할 승률 복귀에 성공했으나 이틀 휴식 후인 7일 만난 넥센에 패하면서 다시 4할대 승률로 떨어졌다. 8일 경기를 앞두고 선동열 감독은 "올스타전까지는 5할 승부가 맞춰지려나. 어렵네 어려워"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럴 만도 했다. KIA는 올 시즌 7차례 승률 5할대 진입에 성공했으나 이후 늘 패해 5할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7일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단에 '5할 징크스'가 생기는 것도 당연했다.
KIA 선수들은 5할 승률을 향한 집념을 경기에서 보여줬다. 1-1로 맞선 9회초 첫 타자 안치홍이 바뀐 투수 이정훈으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폭투로 2루에 진루했다. 최희섭의 땅볼 때 주자는 3루까지 달렸고, 박기남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안치홍이 홈으로 들어와 균형을 깼다.
안타로 찬스를 만들고 결승 득점까지 올린 안치홍은 "다음 주에 비 소식이 있어 오늘 반드시 5할을 맞추기 위해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어떻게든 살아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5회 2사까지 1실점으로 막은 서재응을 앤서니로 교체했다.
5, 6회를 잘 막은 앤서니가 7회말 오윤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유한준에 2루타, 허도환에 사구, 김민성에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허용하자 이번에는 투수를 박지훈으로 교체했다.
박지훈은 1사 만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라 서건창을 1루 땅볼 유도해 3루주자의 홈인을 막은 뒤 장기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신인 박지훈의 배짱 투구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박지훈은 "볼카운트가 몰려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승부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 꼭 이겨 5할을 맞추고 싶었다"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8회 1사 2루서는 박지훈이 강병식을 상대로 3구째를 던진 뒤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를 만든 상황에서 박경태로 갑자기 교체됐다. 박경태는 강병식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고, 곧바로 유동훈으로 교체됐다. 마운드에 올라 1구만 던지고 내려가게 하는 초강수 투수 기용이었다.
경기 후 선동열 감독은 "8회 실점하면 9회 역전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많은 투수를 내보냈다"고 계속된 투수교체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령탑 역시 5할 승률을 되찾기 위한 집념을 보여준 것이다.
승률 5할에 복귀한 KIA는 다음주 홈에서 롯데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3연전 첫 경기 결과에 따라 '5할 징크스'의 존폐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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