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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일만의 등장, 246일만의 골'…박주영의 현실과 미래


[최용재기자] 오랜만이었다. 박주영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그라운드에 등장하는 모습, 또 골을 넣는 모습을 오랜만에 봤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와의 올림픽대표팀 평가전. 박주영은 선발로 나서 후반 36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17분 환상적인 힐킥으로 한국의 선제골을 넣기도 했다.

뉴질랜드전 출전으로 박주영은 한국 대표팀 공식경기에 136일 만에 등장했다. 지난 2월29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 출전한 후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136일 이란 수치는 박주영의 현실을 말해준다. 박주영의 재능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병역 연기 논란 탓에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었다. 박주영은 모나코 왕실로부터 10년간 장기체류자격을 얻어 입대연기를 10년 동안 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군면제나 다름없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한국 최고의 공격수였지만 박주영은 숨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입장을 완벽히 정리하지 못했고 자신의 선택을 당당히 말할 용기도 없었다. 최강희 A대표팀의 부탁도 거절했다. 그래서 박주영의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허락되지 않았다. 박주영이 136일 동안이나 태극마크를 달 수 없었던 것은 냉정한 현실이었다.

이런 현실은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도움으로 조금씩 따뜻하게 변해갔다.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에 박주영이 꼭 필요하다는 의지를 가졌고 박주영과 함께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손을 잡고 직접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주영은 이 자리에서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현역 입대를 약속한 박주영의 가슴에는 다시 태극마크가 달렸다. 박주영은 런던 올림픽 최종엔트리 18명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박주영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냉정한 현실은 아직까지 박주영을 따라다니고 있다. 박주영은 이런 현실을 완벽하게 극복해내기 위해 골을 바라본다.

박주영은 뉴질랜드전에서 1골을 넣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246일 만에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해 11월11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UAE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처음으로 골을 넣은 것이다.

246일만의 골은 박주영의 미래를 말해주고 있다. 박주영은 골결정력 부족으로 시름 앓던 홍명보호에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박주영의 존재감으로 런던 올림픽 본선을 향한 기대감도 부풀었다. 소속팀 경기 결장으로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던졌지만 느낌표로 돌아왔다.

가장 중요하고 소중했던 결실은 논란 속에서도 홍명보 감독이 박주영을 선택한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박주영과 홍명보호의 미래가 한층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이 1골로 박주영을 따라다니는 현실이 핑크빛으로 물들지는 않았다.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박주영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조국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박주영은 더 크고 넓고 또 의미 깊은 일들을 해내야 한다. 올림픽 첫 메달이 다가 아니다. 메달보다 더욱 갚진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

박주영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이 '박주영을 잘 뽑았다', '박주영이 있어 행복했다', '홍명보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며 웃을 수 있는 그 날까지 말이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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