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지난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홍명보호의 첫 출항을 알리는 세계 대회였다.
'감독' 홍명보가 등장하는 첫 번째 무대이자 윤석영, 김보경, 오재석, 김영권, 구자철 등 '홍명보의 아이들'이 세상에 공개된 첫 대회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홍명보의 아이들'이 활약한 U-20 대표팀은 이 대회 8강이라는 영광을 차지했다. 홍 감독의 지도력과 '홍명보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U-20 월드컵에서 하나의 징크스를 안게 됐다. 바로 '아프리카 징크스'였다. 홍명보호는 유럽, 남미, 북중미 국가들을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유독 아프리키 팀만 만나면 작아졌다. 아프리카 선수들 특유의 개인기와 유연성에 홍명보호는 힘을 쓰지 못했다.
U-20 월드컵 당시 한국은 카메룬, 독일, 미국과 한 조에 편성됐다. 최악의 경기는 1차전서 만난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과의 경기였다. 홍명보호는 0-2로 완패하며 조별예선 통과에 적신호를 켰다. 카메룬을 상대로 홍명보호는 한없이 작아졌다.
2차전 전차군단 독일전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선전했고 3차전 미국에 3-0 완승을 거두며 홍명보호는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도 홍명보호는 거침없었다. 최고조의 상승세를 자랑하며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했다. 8강에 오른 홍명보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8강에서 홍명보호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다시 '아프리카 징크스'에 가로막힌 것이다. 한국의 8강 상대는 당시 아프리카의 최강자 가나였다. 홍명보호는 최선을 다해 선전했지만 2-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아프리카 징크스'에 걸려 8강에 만족해야만 했다.
지금 홍명보호는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에 나선 홍명보호다. 많은 이들이 역대 최강의 멤버라며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때마침 홍명보호를 따라다니던 '아프리카 징크스'마저 털어내며 메달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20일 밤 잉글랜드 라멕스 스타디움에서 홍명보호는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을 만났고 기성용-박주영-구자철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특히나 전반에는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세네갈을 지배했다. 최근 우승후보 스페인과 스위스 등을 꺾으며 절정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세네갈이었지만 홍명보호 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었다.
3년 전 U-20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선수들의 개인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끈끈한 수비 조직력으로 세네갈의 공세를 모두 막아냈고,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리드로 공격에서도 아름다운 장면들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한국의 완승이었다. 홍명보호는 세네갈전 완승으로 '아프리카 징크스'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있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아프리카의 가봉과 조별예선 3차전을 치른다. 조별예선 통과가 확정되는 마지막 경기다. 세네갈전 승리로 홍명보호는 아프리카 팀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 아프리카의 새로운 강호 가봉이라고 해도 아프리카 팀에 적응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파악한 홍명보호는 두려온 존재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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