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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세터, LG의 해결되지 않는 고민


[정명의기자] "오늘은 오지환이 1번타자입니다."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은 24일 두산 베어스와의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라인업의 변화를 발표했다. 6월 말부터 타격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오지환을 '톱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것이었다.

1번타자 오지환과 함께 '테이블 세터'를 이룰 2번타자로는 역시 최근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김태완이 기용됐다. 그러나 오지환과 김태완은 이날 경기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오지환이 5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체면치레를 했고, 김태완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 감독이 오지환을 톱타자로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그의 최근 타격감이 좋다는 것, 그리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다. 오지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20경기에서 3할2푼4리(68타수 22안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새로운 '톱타자'를 앞세워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것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결국 오지환에게까지 톱타자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테이블 세터진에 대한 사령탑의 고민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박용택과 이대형을 번갈아 1-2번타자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장타력을 갖춘 박용택, 폭발적인 주루 플레이가 특기인 이대형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대형의 부진으로 이런 구상은 어그러졌다. 김 감독은 다시 출루율이 높고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던 작은 이병규(7번)에게 톱타자의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이병규는 톱타자로 나선 10경기에서 타율 2할4푼4리(41타수 10안타)로 자신의 시즌 타율(0.335)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당분간은 오지환에게 톱타자의 기회가 계속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상대 선발이 좌투수일 경우 생각해보겠다"면서도 "어지간히 못하지 않는 이상 꾸준히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지환이 1번타자로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톱타자는 다른 타순에 비해 부담감이 큰 자리다. 어떻게든 출루에 성공해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한다. 그러나 오지환은 선구안이 좋은 선수가 아니다. 톱타자 경험도 없다. 이날 오지환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번타자로 출전했다.

물론 오지환이 1번타자로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이 공격의 선봉에 서야 하는 톱타자와 어울린다. 김 감독의 말대로 최근 타격감도 좋은 편이다. 관건은 타순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고 얼마나 자기 기량을 펼칠 수 있느냐다.

톱타자의 뒤를 받칠 2번타자 역시 고민이다. 전반기 막판에는 두 이병규와 김일경, 최영진 등이 기용됐다. 올 시즌 LG의 타순 자체가 변동이 심하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푸짐한 밥상을 차릴 선수들을 찾기 위한 LG 벤치의 고민은 후반기가 돼서도 현재진행형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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