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홍명보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최종전 가봉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승2무, 승점 5점으로 B조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했다.
한국 올림픽 축구 사상 세 번째로 오른 8강이다. 1948년 런던, 2004년 아테네에 이어 2012년 런던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8강에 올랐다. 역대 올림픽 최고 기록도 노려볼 수 있는 자리에 와 있다. 한국 축구의 영광이자 경사다.
하지만 홍 감독은 활짝 웃지 못했다. 8강 진출에 기쁜 표정보다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홍 감독이 웃지 못한 이유는 2가지다. 하나는 조 1위를 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공격진의 골결정력 부족이다.
홍 감독은 가봉전 승리를 거둬 조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날 가봉전에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후반에는 공격수 3명을 잇따라 투입시키며 골을 노렸다. 오직 조 1위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1위와 2위는 환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조 1위는 결승전까지 이동하지 않고 꾸준히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조 2위는 8강전부터 여러 도시를 이동해야만 하는 부담감이 있다. 체력적 부담감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하는 불리함을 안고 가야 한다. 한국은 조 2위를 했기에 영국과 만난 8강전은 카디프에서 치르게 됐다.
8강이 확정된 후 홍 감독은 "조 1위를 했으면 더 좋은 일정으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도시를 이동하기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한다. 정신적으로 얼마나 좋은 경기를 하는지가 관건이다"며 근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공격진들의 침묵이 홍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특히나 와일드카드로 선택한 박주영이 침묵하자 홍명보호 전체 공격진도 골사냥에 실패했다. 가봉전에서도 박주영은 선발 출전했지만 결정적 기회를 잇달아 놓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주영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8강에서의 희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우리가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것도 축구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최소한 2골 이상을 넣었어야 했다. 우리 선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을 봤을 때 가봉을 상대로 2골 이상 넣는 것은 어려웠다. 찬스 때 집중력을 가지지 못했고 선수들 몸이 좋지 않았다"며 공격진을 향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게다가 8강 상대가 홈팀 영국 단일팀이다. 라이언 긱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해 있고 홈 이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홍 감독의 근심이 하나 더 늘었다. 올림픽 역사상 세 번째로 8강에 진출하는 영광을 품었지만 홍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는 찾아볼 수 없다.
조이뉴스24 런던(영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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