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혼신을 다한 마지막 도전이었고 최선을 다한 마무리였다.
'마린보이' 박태환(23, SK텔레콤)이 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천500m 결선에서 14분50초61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1천500m가 주종목인 쑨양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결선에 오를 때도 14분56초89로 전체 23명 중 6위였다. 1위였던 쑨양의 기록 14분43초25와도 13초64나 뒤졌다.
쑨양은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4분34초14를 기록하며 지난 2001년 호주의 그랜트 해켓이 세운 14분34초56의 기록을 10년 만에 경신했다. 박태환은 "쑨양이 세계신기록을 낼 수 있다"라며 격려를 하기도 했다.
비록 1천500m서 메달을 얻지는 못했지만 박태환은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올림픽 자유형 200m, 400m에서 메달을 획득한 인물로 남게 됐다.
또,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2개의 메달을 손에 넣었다. 여자 선수로 양궁의 김수녕(1988, 1992), 박성현(2004, 2008)을 포함하면 세 번째 위업이다. 또 한국이 약세인 기초 종목에서 두 대회 연속 성과를 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박태환은 자유형 1천500m에서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결선 진출해 실패해 이번이 첫 경험이었다.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도 1천500m에는 나서지 않았다. 박태환 스스로도 "내 최고기록(14분17초38)에 다가서도록 해보겠다"라며 쑨양과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태환에게 런던 올림픽은 악몽으로 남을 뻔했다. 400m 예선에서 부정출발 판정을 받아 실격처분을 받았지만 강력한 이의제기로 결선에 올랐다. 이미 몸 상태와 마음이 엉망인 상황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했다.
이후 자유형 200m에서는 야닉 아넬(프랑스), 쑨양 등 주요 경쟁자들과 경쟁 끝에 값진 은메달을 땄다. 실격의 아픔을 지운 대범함이 돋보이는 메달이었다. 피곤하고 지친 가운데 마지막으로 나선 1천500m 또한 박태환의 집념과 승부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레이스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런던(영국)=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