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지금 불펜으로는 3∼4점 리드도 불안해."
선동열 KIA 감독의 끊이지 않는 고민, 불펜진의 난조다. 4강 싸움이 한창인 시즌 중반, 불안한 불펜 전력 탓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KIA의 순위는 42승 41패 4무로 5위다. 8월 들어 치른 5경기서는 4승 1패를 거뒀다. 2위 두산과는 3경기 차다. 높기만 했던 승률 5할의 벽도 허물었다.
최근 상승세의 일등 공신은 탄탄한 선발진이다. KIA 선발 투수는 지난 7월 25일 광주 넥센전부터 5일 잠실 두산전까지 11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2.40으로 두산(2.26)에 이어 두 번째로 좋았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75이닝을 책임지면서 7할5푼(6승 2패)의 승률을 올렸다.
그런데 11경기 중 팀 승리는 6번뿐이다. 선발진의 호투에도 5번은 졌다. 구원진의 성적을 보면 답이 나온다. KIA 구원진은 이 11경기서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했다.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도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니 절로 힘이 빠진다.
팀이 패한 날은 물론이고, 승리를 거둔 날에도 불펜은 늘 불안했다. 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7-2로 앞선 9회말 연속 안타 뒤 실점을 했다. 다행히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영 개운한 게임은 아니었다. 전날의 악몽을 떠올린다면 더욱 여유를 부릴 수 없다.
KIA는 3일 두산전에서 4-1로 앞서다 8회와 9회 연속 실점을 허용하면서 4-5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윤석민(6.1이닝 1실점 비자책)에 이어 등판한 양현종(0.2이닝 1실점)-홍성민(0.2이닝 무실점)-임준혁(0.0이닝 1실점)-최향남(0.2이닝 2실점)이 모두 불안했다. 양현종은 볼넷 2개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고, 최향남은 무려 3개의 볼넷을 남발하다 시즌 첫 패전을 당했다.
선동열 감독은 "지금 불펜으로는 3∼4점 리드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막았고 타선도 제 몫을 해 리드를 가져왔지만, 불펜진의 부진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8개 구단 중 우리 팀 불펜이 가장 약하다. 그게 현실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보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다. 2군에 있는 한기주, 손영민 등을 눈여겨보고 있지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선 감독은 "한기주는 구속이 143㎞ 정도 나온다고 하더라. 더구나 당분간 2군 경기가 없다"면서 아쉬워했다.
선 감독은 "중간도, 마무리도 확실히 틀어막아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8∼9회에 경기가 뒤집히면 출혈이 크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불펜 난조는 치열한 4강 경쟁 속 치명적인 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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