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제 동메달을 꿈꾸게 된 홍명보호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0-3으로 패했다.
브라질 선수들의 신장이 다소 작다는 것을 의식한 듯 홍 감독은 지동원(선덜랜드), 김현성(FC서울) 투톱을 꺼내들었다. 둘 다 186㎝의 장신이다. 박주영(아스널)은 경기 상황에 따라 조커로 사용해 흐름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전반 초반만 해도 이들 투톱은 의욕적이었다. 한두 차례 동선이 겹치기는 했지만 브라질의 수비진이 당황할 만큼 괜찮은 움직임이었다. 지동원은 영국전에서의 선제골처럼 힘있는 슈팅으로 브라질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둘의 위력은 후반전에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전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8강까지 네 경기에서 3골밖에 넣지 못해 화력이 좋은 브라질을 상대하려면 더욱 골이 필요한 한국이었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특히 0-2가 된 뒤 홍 감독이 일본과 동메달결정전에 대비하려는 듯 구자철을 빼버리면서 한국의 패스 길은 완전히 막혔다. 기성용이 세트피스에서 올려준 볼을 김현성이 제공권을 앞세워 머리로 떨어트려도 지동원의 부정확한 슈팅이 추격 기회를 날려버렸다.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나선 박주영도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스위스전 헤딩골 이후 계속 침묵 중이다. 그가 깨어나지 않으니 한국도 방패만으로 견디기에는 힘이 부친다.
좌우의 김보경(카디프시티), 남태희(레퀴야)도 볼 배급은 원활했지만 슈팅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남태희는 볼을 끌다 자주 상대의 압박에 차단당하며 흐름을 끊곤 했다. 협력 플레이가 중요한 상황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플레이를 한 것이다.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한국은 이틀의 휴식 후 일본과 동메달을 놓고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정신력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골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선수들이 그토록 바라는 '병역혜택'도 공격진이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을 갈라야 바라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맨체스터(영국)=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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