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미국과 4강전을 앞두고 있다. 결승진출 여부를 떠나 한국은 이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미국전을 포함해 두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대표팀의 4강행에는 든든한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는 주포 김연경의 존재가 크다. 또한 베테랑 세터 김사니와 센터 정대영, 그리고 디그와 리시브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리베로 김해란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리시브 불안에 대한 지적을 종종 받고는 있지만 김연경의 뒤를 받치는 한송이도 두 번째 공격 옵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여자배구 미래의 주역으로 꼽히는 양효진과 김희진도 제몫을 다했다.
하지만 코트에 자주 나오는 선수들 외에 코트 한 쪽에 마련된 웜업존에서 동료들을 격려하면서 몸을 풀고 있는 7번째 선수들을 잊어서는 안된한다.
김 감독은 "(김)연경이를 비롯해 경기에서 많은 시간을 뛴 선수들에게도 고맙지만 웜업존에서 소리를 지르며 격려하고 서로 힘을 내던 선수들에게 더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 세계예선전과 이번 올림픽에서 웜업존에 있던 선수들을 고비마다 투입해 효과를 봤다.
런던 올림픽행 최대 고비였던 세계예선전 일본과 경기에선 주전 라이트 황연주 대신 김희진을 그 자리에 기용해 상대의 허를 찔렀다. 런던올림픽에선 조별리그 터키전에서 한유미의 투입으로 귀중한 승점 1을 챙기는 발판을 만들었고, 이탈리아와 8강전에선 김희진 대신 황연주를 조커로 기용한 게 적중했다.
또한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어깨가 좋지 않은 김사니를 대신해 3세트 중반부터 한국의 공격을 조율한 이숙자도 쏠쏠한 활약을 보였다.
김 감독은 "웜업존에 있다 경기 중간에 코트로 들어가면 컨디션 조절에 힘이 배로 든다"며 "그런데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이 정말 제 역할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이 특히 칭찬한 선수는 황연주다. 황연주는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에서 좌우쌍포로서 활약을 기대했다. 대표팀에서 붙박이 라이트였는데 런던에 온 뒤 사정이 달라졌다. 신장이 좋은 김희진이 먼저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더 많았다.
김 감독은 "두 번째 옵션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건 선수 본인에게는 스트레스였을 거다"며 "그러나 (황)연주는 혼쾌히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황연주는 주전 대신 조커 역할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탈리아와 8강전에서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9득점을 올리면서 고비마다 깨소금같은 노릇을 톡톡이 했다.
황연주를 포함해 이숙자, 한유미, 하준임, 임효숙 등은 원 소속팀에서 모두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대표팀에선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동료들을 응원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원포인트 블로커나 서버로 코트에 나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했다.
김 감독은 "다른 팀 감독이나 관계자들이 한국팀 벤치와 웜업존을 보고 '활력이 정말 넘친다'고 말하더라"며 "베스트 6 외에 나머지 선수들까지 똘똘 뭉쳐 목표를 향해 온 게 4강 진출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런던 현지를 찾은 박종길 태릉선수촌장도 여자배구대표팀에 대해 "선수들의 파이팅은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들 중 최고"라는 덕담을 건넸다.
김 감독은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지만 배구는 혼자만 잘 해서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표가 잘 나지 않겠지만 12명 선수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게 바로 조직력이고 팀워크"라고 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런던(영국)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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