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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람' 김성균 "거품배우·미스 캐스팅, 부담스러웠다"(인터뷰)


두번째 영화 '이웃사람'으로 주연 신고식

[정명화기자] 바가지 머리가 인상적인 부산 조직폭력배 넘버2가 엽기적인 연쇄 살인마로 돌아왔다.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웃사람'(감독 김휘)에서 연쇄 살인마 '승혁' 역을 맡았다.

윗층에 사는 여중생 '여선'을 납치해 살해하는 강산멘션 102호 남자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과 비위생적인 외모로 보는 이에게 혐오감을 자아내는 연쇄 살인마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데뷔작 '범좌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하정우의 오른팔 역을 맡아 강렬한 신고식을 치른 김성균은 백상예술대상 남자배우상을 거머쥔 후 영화 출연작 두편만에 주연을 맡았다.

올해 개봉하는 영화만 약 네편. '이웃사람'을 위시해 '577 프로젝트', '박수건달'로 김성균은 2012년 한국영화 최고의 수퍼루키가 됐다. 영화 초반부터 살인범의 정체를 공개하고 시작되는 '이웃사람'에서 김성균은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섬뜩함을 선보인다.

첫 작품에서 냉혹한 조폭을, 두번째 영화에서 연쇄 살인마 역을 맡아 진한 인상을 심어줄 김성균은 "악역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사람 좋고 소심한 면이 많은 가정적인 남자 김성균은 "배우할 얼굴은 아니라는 말은 예전에도 들었지만, 이렇게 악역만 맡게 될거란 생각은 못했다"며 웃었다.

"이미지 보다는 거품·미스 캐스팅 논란이 더 부담"

"비호감이나 악역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사실 없어요. 제겐 많은 면이 있는데, 다른 캐릭터는 좀 아껴놓는다는 마음이랄까. 센 역할만 하다가 언젠가 짠 하고 보여드릴 반전 카드같은거죠."

연이은 악역 연기, 특히 이번에는 소녀를 납치해 살해하는 강력 범죄다. 아동 대상 강력 범죄가 연일 지면을 장식하며 우리사회를 공분과 공포에 떨게 하는 요즘, 살인마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 부담은 없을까. 이에 대해 김성균은 "시나리오를 받자 마자 너무 하고 싶었다. 내가 살면서 이런 역을 몇번이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됐다. 여러 배우가 물망에 올랐다고 들었는데 확정이 되기까지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대답했다.

고정화된 이미지에 대한 걱정보다 첫 작품 '범죄와의 전쟁'이 거품이었다는 실망감을 주는 것과 원작 팬들에게 미스 캐스팅 지적을 받는 것이 더 큰 부담이라고 한다.

"첫 작품 너무 조흔 반응을 받아서 '김성균 거품이었어'라는 말을 들을까봐 걱정이 돼요. 그리고 포털 사이트에 '이웃사람'에 대한 평점을 적어놓는 댓글에 '범인 캐스팅 때문에 망했다'라는 글을 봤는데 영화 개봉 후에 이런 말을 안 들어야지 하는 마음에 부담이 컸어요. '범죄와의 전쟁' 때는 마냥 좋기만 했는데,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거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약 1시간의 분장을 통해 '승혁'의 외모를 만들어낸 김성균은 "사람들이 모두 노메이크업인 줄 안다"며 웃었다. '추격자'의 하정우가 연기한 살인마 캐릭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그는 "연쇄 살인마 캐릭터 계보를 잇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살인 신 연기하고 며칠간 공황상태, 죄책감 느껴

연년생의 어린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김성균은 여중생 살인 신을 연기한 후 며칠 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배우로서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살인 장면은 연기하기 고통스러웠다고.

"(김)새론이의 입을 틀어막고 납치하는데, 아이가 왜 그렇게 가벼운지요. 너무 쉽게 번쩍 들리는 아이의 무게가 놀랍더군요. 이렇게 힘없는 아이들이 범죄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할까 싶은 마음이 들면서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로서 죄책감도 느꼈고, 그 장면을 연기하고선 며칠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김성균은 살인범 연기 탓에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고 영화 보기를 힘들어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 중이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 앞에서는 비굴한 면을 가진 비호감 범인을 만들어낸 그는 "너무 살인범을 찌질하게 그린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아르바이트 안하고 연기만 하는 요즘 너무 좋아"

'범죄와의 전쟁' 촬영을 마치고 대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성균은 하정우의 연락을 받고 국토 대장정에 합류했다. 22일 걸은 만큼 출연료를 준다는 하정우에게 낚여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고.

'범죄와의 전쟁'으로 소위 '빵 뜬' 김성균은 더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생활비 걱정은 안하는 요즘이 너무 좋다고 한다.

"큰 돈을 벌진 않았지만, 아르바이트 안해도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아요.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 건데요. 돈이 없어 못 먹을 때는 참 서러웠는데, 돈을 가지고 있으니 먹고 싶은 걸 사 먹을 수 있잖아요."

'더도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김성균은 "내가 빨리 변할까봐 걱정된다"며 "환경이 바뀌고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보다 지금처럼 꾸준히 연기할 기회만 주어졌으면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캐릭터로 굳어질 것 같은 김성균의 진면목은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577 프로젝트'에서 조금이나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영화 '박수건달'과 촬영을 앞둔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김성균이 지닌 스펙트럼을 조금씩 공개해 나갈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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