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의 8월 성적은 '롤러코스터'였다. 연승과 연패가 반복되면서 팀 성적 또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에는 어김없이 연패를 당했다. 시즌은 막바지로 향하고 순위는 4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KIA의 불안한 전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5연승 뒤 7연패, 4연승, 또 3연패
KIA는 8월 11승 10패 승률 5할2푼4리를 기록했다. 지난 5월(13승 10패 2무 승률 5할6푼5리)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KIA는 8월 4일 잠실 두산전부터 9일 광주 넥센전까지 5연승을 달렸다. 5위에서 4위로 뛰어오르며 4강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곧바로 11일 광주 롯데전부터 연패의 늪에 빠졌다. 7경기서 내리 패하며 6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22일 광주 LG전부터 26일 대전 한화전까지 4연승. 순위는 5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29일 군산 삼성전부터 9월 1일 광주 한화전까지 다시 3연패다. 2일 한화전에서는 13-2로 크게 이기며 일단 연패를 끊어냈다.
이 기간 선발진의 희비도 팀과 운명을 같이 했다. 월 초반 5연승을 달릴 때는 서재응과 소사, 김진우, 윤석민 등 선발진이 모두 승리투수가 되면서 경기를 이끌었다. 소사(8.1이닝 4실점)를 제외하고 서재응(6.2이닝 2실점 1자책), 김진우(8이닝 무실점), 윤석민(7.2이닝 무실점)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7연패를 당하는 동안 이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소사와 앤서니가 두 차례씩 등판했고, 윤석민을 불펜으로 활용하는 등 변수가 많았다. 이 기간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45로, 8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소화 이닝은 총 33이닝으로, 투수 한 명당 약 4.7이닝을 책임졌다. 선발로 나섰던 서재응이 3이닝(4실점), 김진우가 3.2이닝(무실점), 양현종이 2이닝(4실점 3자책)에 그친 것이 문제였다.
이후 4연승을 거두는 동안에는 26일 서재응(5이닝 무실점)을 제외하고 윤석민과 소사, 앤서니가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29일부터 시작된 3연패 기간에는 선발진보다 세 경기서 2점밖에 뽑지 못한 타선의 침체가 더 큰 원인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KIA는 선발이 경기를 책임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타선은 시즌 초부터 부상 선수들의 이탈로 흔들렸고, 불펜 역시 믿을 만한 선수가 없어 불안하다. 다행히 5명 선발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4강 싸움이 가능했다. 타선과 불펜의 부진을 딛고 경기를 이끌어야 할 선발진이 흔들린다면 KIA의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사라져버릴 수 있다.
잔여경기 많아 선발 책임 막중
더욱이 연승과 연패를 거듭한 시기가 '8월'이라는 것이 불안하다. 4위 두산과는 3경기 차다. 3.5경기 차로 벌어져 있는 3위 SK와는 5일부터 3연전을 치른다. 여기서의 성적에 따라 KIA의 4강 진입 여부도 판가름날 확률이 높다. SK에 위닝시리즈를 거둔다면 4강 불씨를 살릴 수 있지만, 만약 다시 연패라도 빠진다면 실낱같은 희망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KIA 선발진이 더욱 힘을 내야 할 이유가 또 있다. KIA는 3일 현재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105경기를 소화했다. 당장 4일 사직 롯데전부터 10일 잠실 LG전까지 7연전을 치러야 한다. 시즌 막판, 휴식일을 보장받지 못한 채 전력으로 뛰어야 하는 처지다.
거의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므로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가 어느 팀보다 중요하다. 일정이 여유 있는 팀은 컨디션 좋은 1, 2, 3선발 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지만, KIA는 5명 중 한 명만 삐끗해도 치명적이다. 8월과 같은 롤러코스터 행보는 더욱 위험하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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