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감독, 일본 압축배트 사용 의혹 제기

[정명의기자] 한국 청소년대표팀 이정훈 감독이 일본 대표팀이 압축배트를 사용하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만약 사실이어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욱 문제라는 것이다.

이정훈 감독은 4일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네덜란드와의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둔 잠실구장 덕아웃에서 오는 6일로 예정된 결승리그 한-일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한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 선수들의 압축배트 사용이다.

이 감독은 "감독자 미팅에서 캐나다 감독이 먼저 일본이 압축배트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우리도 소리를 들어보면 안다. '딱'소리가 아니고 '탕'소리가 나더라. 몸쪽 공을 쳐 3루쪽 덕아웃으로 흐르는 땅볼이었는데도 '탕'소리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압축배트 사용을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이 감독은 "미팅 때 국제야구연맹 관계자에게 '압축배트 사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치가 마련돼 있느냐'고 묻자 '낫씽(없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전하며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이에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미팅에 들어가지 않아 사실을 잘 모르겠다"며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 한 번 확인은 해보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캐나다 감독까지 나서서 의혹을 제기했다면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는 일본과의 조별예선에서 6-5로 힘겹게 승리한 바 있다. 이후 일본은 대만을 2-0으로, 파나마를 8-0으로, 이탈리아를 7-1로, 체코를 7-0으로 이기고 4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 감독이 일본전을 앞두고 심리전을 펴는 것일 수도 있다. 이 감독 스스로도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직접 망치와 정을 준비해 경기 중 일본이 사용하는 배트를 쪼개보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만약 이 감독이 제기한 압축배트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큰 문제가 된다. 국제대회에서 압축배트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일본의 압축배트 사용 의혹이 이번 선수권 대회의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