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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깬 한용덕, 8승4패 고공행진


[정명의기자] 선수들에게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는 사령탑이 있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대행이다. 팀의 수장이 직접 움직이는 것에 코치,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할 법도 하지만 한 대행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켰다.

한 대행은 "코치들이 처음에는 못 던지게 하더라. 그런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나만큼 잘 던지는 사람도 없다. 직접 타자들 컨디션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직접 배팅볼 투수로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다.

수석코치 시절에도 배팅볼을 던졌던 한 대행이다. 말하자면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선수들도 부담스러워하지는 않는다. 최근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오선진은 "원래 치던 공이라 아무렇지도 않다"고 쿨하게 대답했다. 딱히 수석코치가 던지는 공과 감독대행이 던지는 공에 다른 느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대행은 자신이 배팅볼을 던지는 것에 대해 '고정관념'을 깬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물러난 한대화 전 감독에 대한 예의로 자세를 낮추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사령탑이라고 꼭 경기 전 덕아웃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법도 없다는 뜻이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것은 또 있다. 최근 보여준 내야 시프트다. 한화는 지난 1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3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일명 '5-6-3'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병살타가 아니었다. 3루수 땅볼이 병살타가 되려면 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즉 '5-4-3'이 보통이다.

좌타 거포 최형우를 상대하기 위한 작전 때문이었다. 최형우의 경우 아무래도 밀어치는 것보다 당겨치는 것이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내야진의 위치를 전체적으로 1루쪽으로 이동시킨 것. 2루수보다 유격수가 2루 베이스에 가까운 시프트가 되다 보니 5-6-3 병살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한 대행은 "앞으로도 때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5-6-3 병살타가) 또 나올 수 있다"며 "고정관념만 버리면 된다. 내가 배팅볼을 던지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병살 플레이를 위해 2루수가 2루 베이스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상황에 맞는 수비 시프트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한화는 14일 넥센전에서 8-7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3연패를 당한 직후 곧바로 연승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의미 있다. 한 대행은 "예전같았으면 3연패를 하면 분위기가 내려갈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며 "팀 분위기가 좋아서 걱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화는 8승4패의 높은 승률(0.667)을 기록하고 있다. 한 대행의 말대로 팀 분위가 달라진 것이 고공행진의 원동력이다. '에이스' 류현진은 한 대행 부임 후 3경기에서 22이닝 무실점으로 3승을 챙겼다. 류현진만 나오면 침묵하던 타자들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득점 지원에 나섰다.

최근 한화의 높아진 승률은 한 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승격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고정관념을 깬 한용덕 감독대행. 수장이 바뀐 뒤 팀 분위기까지 달라진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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