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래 묵은 징크스를 깨며 승리하니 수다쟁이로 변신한 듯한 FC서울 최용수 감독이다.
FC서울은 16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31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 경기에서 데얀, 몰리나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기며 1위를 지켰다.
승점 3점보다 서울에 더 즐거운 일은 지난 2006년 10월 29일 이후 6무3패로 부진했던 부산 원정에서 10경기 만에 승리를 낚았다는 점이다.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최용수 감독 스스로도 "스플릿 시작이 부산 원정이라 부담이 컸는데 공수가 안정되고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보여주면서 이겼다"라며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재치있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6년 무승 징크스가 깨졌고 이제 하나만 남았다. 그게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다들 알 것으로 생각한다. 먼저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늘 말을 꺼내서) 되는 일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수원 삼성에 6연패를 당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서울은 지난 주중 고요한, 하대성이 대표팀 멤버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를 치르고 왔고, 데얀이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소집돼 유럽 예선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몇몇 주전들의 체력적인 문제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보다 가벼운 몸놀림은 최 감독을 기쁘게 했다.
최 감독은 "A매치 휴식기로 상승세를 보이던 흐름이 끊길까 걱정했지만 목표한 승점을 얻어냈다"라고 만족해한 뒤 "과거 서울은 원정 승률이 낮았지만 이제는 좋아졌다. 매 경기 철저하게 대비하는데 오늘 부산 원정 징크스를 깼다. 앞으로 징크스에 대한 강박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며 선두 유지에 큰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에서 축구를 배우고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에서 뛰었던 에스쿠데로에 대해 "두 경기에 한 골씩 넣어서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욕심이 많았다"라고 아쉬워하면서도 기량 자체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아쉬운 기량으로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고요한에 대해서는 "한 경기로 (고)요한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7년 동안 음지에서 빠져나와 인제야 빛을 보려고 한다. 국가대표도 됐는데 단번에 벼락스타보다는 더욱 강하게 단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라며 격려했다.
다음 3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포항은 박성호가 살아나면서 제로톱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4-2-3-1에 기반을 두고 공수가 조직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조직 대 조직의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예측했다.
한편, 패한 안익수 부산 감독은 "열심히 했는데 사소하고 미세한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좀 더 보완, 수정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상위 수준의 팀들을 이길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두 번의 실점은 볼 트래핑과 패스에서 실수를 범해 나왔다. 정확한 판단을 통해 유익한 상황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골결정력 부재에 대해서는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선수층으로는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연습과 준비로 극복해야 한다"라고 되짚었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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