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시간이다. 이대호(30, 오릭스)의 일본 무대 첫 시즌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8월 중순부터 뜨겁던 타격 페이스가 한풀 꺾였던 이대호는 최근 다시 방망이를 곧추세우고 있다.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그 중 3안타 경기가 두 차례나 나왔다. 18일 니혼햄전에서는 19경기만에 시즌 22호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소속팀 오릭스는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올 시즌이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도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팀 성적에는 큰 의미가 없어진지 이미 오래다. 이제 남은 12경기에서 이대호에게 동기 부여가 될 것은 개인 성적뿐이다.
먼저 타점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20일 현재 이대호는 82타점으로 퍼시픽리그 1위에 올라 있다. 2위는 73타점을 기록 중인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9개 차를 유지해 1위를 지켜낸다면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타자로서는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 홀더의 영예를 안을 수 있다. 이종범, 이승엽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다.
이대호는 현지 인터뷰에서 "90타점까지 올리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8타점만 추가하면 된다. 90타점 고지를 밟을 경우 타점왕 안정권에 들어설 수 있다. 이대호는 최근 5경기에서 4타점을 추가하며 타점 사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교함의 상징'인 3할 타율을 노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이대호는 지난 8월17일 소프트뱅크전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이 2할9푼8리로 떨어진 뒤 한 번도 3할 고지를 다시 밟지 못했다. 이후 계속된 부진으로 2할8푼1리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맹타로 다시 2할8푼9리로 타율을 끌어올렸다.
이대호가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치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면 된다. 한 경기 평균 타수를 4로 계산할 경우 48타수 20안타(.417)면 시즌 타율이 3할1리가 된다. 최근 페이스를 유지만 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는 수치다.
홈런왕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대호는 22개의 홈런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나카무라 다케야(24개)와의 격차는 2개. 남은 12경기에서 몰아치기에 성공한다면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그러나 나카무라가 워낙 괴력의 소유자인데다 이대호보다 3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어 역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홈런, 타점 외에도 이대호는 장타율 2위(.480), 출루율 4위(.373), 최다안타 4위(139개) 등 각종 타격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부족함 없는 성적이다. 여기에 타점왕 타이틀과 3할 타율을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인 일본 데뷔 시즌을 완성하게 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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