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홈구장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원정팀들 사이에서 어수선한 경기장으로 꼽힌다. 5만5천여석의 기존 관중석에 그라운드와 가까이 붙은 가변좌석이 설치되면서 시각적으로 경기장 크기가 달리 보인다.
경기장 밖 보조구장에서는 각종 행사들이 자주 치러진다. 행사의 소음이 경기장으로 여과되지 않고 전달되다 보니 선수들이 경기에 쉽게 집중하지 못한다.
6일 부산과 K리그 35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 수원도 그랬다. 앞선 34라운드에서 FC서울을 1-0으로 이기고 상승세를 탄 수원은 이날 부산전에 외국인 선수를 모두 제외하고 국내 선수로만 구성된 선발진을 짰다.
30라운드까지 수비적인 질식축구로 재미를 봤던 부산은 스플릿 시스템에 접어들면서 공격의 빈도를 높이며 상대팀을 흔들었다. 34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는 '닥공'을 견뎌내며 2-2로 비겼다. 슈팅수에서 12대8로 앞서는 등 공격적이었다.
수원 입장에서는 상위권과의 승점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부산전 승리가 중요했다. 지난 3일 경찰청에서 전역해 복귀한 김두현을 대기명단에 넣고 마케도니아 국가대표에 차출된 스테보를 과감히 제외하는 등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경기장의 산만한 분위기는 경기력에 그대로 묻어나왔다. 양 팀은 전반 중반까지 소모전을 펼쳤다. 4분 부산이 호세모따의 헤딩으로 공격을 시도하자 수원도 12분 양상민이 프리킥을 직접 문전으로 연결하는 등 국지전을 펼쳤다.
이후 매서운 공격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짜기라도 한 듯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고 나오거나 패스가 끊기는 등 힘든 경기를 했다.
결승골도 희한하게 나왔다. 33분 수원 양상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프리킥을 부산 골키퍼 전상욱이 펀칭했다. 하지만, 흘러나온 볼이 에델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가며 자책골이 됐다.
그야말로 수원에는 행운의 골이었다. 이후 양 팀은 이렇다 할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전반과 똑같은 장면이 계속됐다. 부산은 최광희와 방승환을 투입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똑같았다. 10분 부산 박종우의 프리킥은 수원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수원은 28분 김두현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30분 수원 조동건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가며 추가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부산도 30분 박종우를 빼고 공격력이 좋은 윤동민을 투입했지만 마찬가지였다. 37분 수원이 라돈치치를 내보냈지만 소용없었다. 제대로 보여준 것 없는 밋밋한 수원의 승리였다.
1-0 승리로 2연승을 기록하며 승점 62점이 된 수원은 단독 3위를 굳혔다. 부산은 7경기 무승(4무3패)에 빠지며 승리 가뭄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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