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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롯데의 저력, 다 진 경기 뒤집었다


[김형태기자] 8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롯데의 저력이 명확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실책 퍼레이드로 다 잡은 경기를 내줄 뻔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욕이 귀중한 승리로 연결됐다.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을 '반전'시킨 건 결국 롯데의 힘이었다.

3-0으로 앞서던 5회말 롯데는 실책 3개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한 순간에 4점을 빼앗기며 넉넉했던 리드를 날렸다. 경기장이 두산의 홈인 점, 두산 불펜엔 올 시즌 최고 셋업맨 중 하나인 홍상삼이 버티고 있는 점에서 재역전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불가능해 보이던 상황을 뒤집었다. 주역은 아무도 예상 못한 박준서였다. 큰 경기에선 '미친 선수'가 나온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로 통하지만 백업 내야수인 박준서가 주역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3-5로 뒤져 패색이 짙어가던 8회초 롯데 공격 1사 1루. 양승호 롯데 감독은 손용석 타석 때 스위치히터 박준서를 대타 기용했다. 마운드엔 7회 1사부터 오른 홍상삼이 버티고 있었다.

좌타석에 선 박준서는 홍상삼의 135㎞ 몸쪽 포크볼을 힘껏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 한 방으로 5-5 동점을 만든 롯데는 기사회생했다. 1차전을 내주면 준플레이오프 전체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홈런포였다.

일순간에 엔돌핀이 분출된 롯데 선수들은 생기가 돌았다. 선발 송승준에 이어 등판한 강영식, 김성배, 이명우, 최대성, 김사율, 정대현은 5.1이닝을 합작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재역전의 토대를 마련해줬다.

불펜의 지원을 받은 타선은 연장 10회초 정신없는 안타 행진으로 승부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갔다. 선두타자 용덕한이 2루타로 물꼬를 텄고, 박준서의 번트안타, 황재균의 2루타가 줄줄이 터지며 결승점을 냈다. 손아섭이 허를 찌르는 스퀴즈번트를 댔을 때는 두산의 실책까지 겹치며 2점을 더 얹어 승부를 확실하게 갈랐다.

고투 끝에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롯데는 남은 4차레 경기서 2승만 추가하면 되는 장밋빛 길을 가게 됐다. 반면 다 잡았던 경기를 일순간에 날린 두산은 4경기서 무조건 3승을 거둬야 하는 가시밭길을 남겨두게 됐다. 포스트시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과 승부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는 이 점을 잊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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