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내 이상형은 최정"

[한상숙기자] "내 이상형이다. 저런 남자 정말 좋다." 롯데 손아섭이 SK 최정에게 전한 애정 고백(?)이다.

거칠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야구선수들의 또 다른 이면? 그러나 오해는 금물이다. 손아섭이 최정에게 호감을 표한 이유는 그의 '근성' 때문이다. 손아섭은 "(최)정이 형은 야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정말 '내 스타일'이더라"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정은 대표적인 노력파 선수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타격폼을 따라 해보고, 때로는 경기 중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한다. 또 매일 조금씩 다른 타격폼으로 스윙 연습을 한다. 자신에게 맞는 이상적인 타격폼을 찾기 위한 최정만의 방법이다.

최정은 타격뿐 아니라 수비도 일품이다. 국가대표 3루수인 최정은 수비 훈련을 할 때도 일부러 어려운 바운드를 만들어 잡는다. 공이 튀어오르는 지점을 포착해 일부러 한 걸음 앞에서 잡는다거나, 한 템포 늦게 출발하는 식이다.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연출하고 그것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즐긴다. 이만수 SK 감독도 "최정은 진정한 천재"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SK에 최정이 있다면 롯데에는 손아섭이 있다. 야구 욕심은 손아섭도 최정에 뒤지지 않는다. 손아섭은 "항상 연구하고, 못했을 때는 자책하고, 자신의 플레이를 고민할 줄 아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손아섭과 최정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손아섭이 먼저 '이상형' 최정에게 손을 내밀었다. 시작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이었다. "친분이 없었는데, 작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만나 내가 먼저 다가갔다. 지금은 SK에서 가장 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둘의 또 다른 공통분모는 '치열함'이다. 손아섭은 "어려움도 즐기라는 말을 하는데, 이 전쟁터에서 어떻게 즐길 수 있나. 내가 죽을 수도 있는데. 나는 즐기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프로선수라면 그 정도의 스트레스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노력하는 정이 형이 내 이상형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아섭은 "고민하는 남자, 정말 좋다. 정이 형은 내 남자 이상형인 것 같다"면서 능청스럽게 웃었다. 둘은 '4차원'스러운 매력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