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오는 17일(한국 시간)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 명단에서 '애제자' 이동국(전북 현대)을 과감히 뺐다. 이동국은 앞선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에 출전해 골맛을 봤지만 전술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활약을 해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대신 박주영(셀타 비고)이 이동국의 대체자로 낙점돼 최전방 공격을 책임지게 됐다. 마침 새 소속팀 셀타 비고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일찌감치 데뷔골도 맛보는 등 실전에 적응할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의 행복한 고민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한 방을 터뜨릴 줄 아는 공격수 박주영을 원톱으로 세우고 좌우의 윙어들이 지원토록 할 것인지, 아니면 투톱으로 이란을 공략할 것인지 다양한 시나리오로 이란 격파책을 강구 중이다.
박주영의 활용법은 대표팀의 오랜 숙제였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과 박주영을 투톱으로 내세워봤지만 어딘지 모르게 조화롭지 못했다. 한 쪽이 희생해야만 빛날 수 있어 더더욱 아쉬웠다.
이번 이란전에서 박주영의 어깨는 무겁다. 좌우 윙어 후보인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김보경(카디프시티)이 팀 내 입지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력 유지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을 이끌고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것이 박주영의 몫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4골을 넣으며 초반 순항중인 손흥민(함부르크SV)의 존재는 대표팀으로서는 반갑다. 손흥민은 윙어로 뛸 수 있지만 처진 공격수로도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박주영과 공격적으로 조화를 이루기에 충분하다.
'쌕쌕이' 이근호(울산 현대)가 처진 공격수로 나선다면 손흥민은 측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근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박주영과 투톱으로 호흡한 경험이 있다. 눈빛만 봐도 서로 의도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콤비다.
손흥민은 윙어로도 활용 가능해 공격적으로 이란을 압박한다면 최적의 카드가 될 전망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잘 빠져들어오는 등 드리블과 돌파 능력이 좋은 손흥민이 박주영, 이근호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면 위력적인 공격이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손흥민이 원톱으로 이동하고 박주영 이근호가 측면으로 빠질 수도 있다. 여기에 196㎝ 장신의 김신욱(울산 현대)이 함께 나설 경우 공격력은 극대화된다. 포스트플레이를 김신욱이 담당하면 공격 2선에서 박주영-이근호-손흥민이 동시에 침투하는 장관이 연출될 수 있다.
최 감독도 "손흥민의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어떻게든 내세울 방법을 찾겠다"라며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음을 전했다. 이래저래 다양한 조합을 구상하느라 행복하게 머리가 아픈 최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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