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후 측면 미드필더는 최강희 감독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특히 오른쪽을 두고 적임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 때마다 최 감독은 "이청용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충분하다"라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청용(24, 볼턴 원더러스)은 조광래호에서 붙박이 주전이었지만 지난해 여름 프리시즌 뉴포트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 복합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이청용은 지난달 11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통해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다. 최 감독이 칭찬하던 기술은 여전했지만 부상에 대한 기억 때문에 조금은 조심스러운 플레이로 복귀를 알렸다.
오는 17일 이란과 4차전을 앞두고 이청용은 어김없이 최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여전한 믿음 속에 갖고 있는 실력에 대한 검증을 통과한 것이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상황은 좋지 않다. 소속팀 볼턴의 오웬 코일 감독이 지난 9일 전격 경질됐다. 자신을 중용해왔던 코일 감독의 경질로 이청용의 팀내 입지에도 변화가 왔다.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팀 성적으로 벤치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 경기력 유지에 애를 먹고 있는 그는 머리 아픈 상황에 빠졌다.
대표팀에서의 상황도 복잡하다. 팀 전술에 따라 그의 경쟁자는 늘어난다. 이근호(울산 현대), 손흥민(함부르크), 남태희(레퀴야) 등이 이청용과 함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대표팀에서 붙박이였던 그에게는 상전벽해 같은 변화다.
하지만, 이청용은 유쾌했고 차분했다. 그는 13일 오후 이란 테헤란 호마 운동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장 소속팀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라며 대표팀 경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2월 11일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 뛰었던 기억이 있는 이청용은 "이번 이란전은 집중력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서 본선을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상 이전의 경기력과는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고 또 주전으로 나서지 못할 수 있지만 괜찮다. 그동안 자리를 오래 비웠던 만큼 열심히 뛰겠다"라며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책임의식을 드러냈다.
그래도 부상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기가 어려울 터, 그는 "머리로는 다 극복했지만 몸이 반응하는 게 쉽지 않다"라며 여전히 정신적 외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쟁에 힘을 쏟고 있음을 토로했다.
바뀐 대표팀 분위기가 다소 낯선 이청용이다. 그는 "선수단 일부에 변화가 있어서 다소 호흡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지리라고 본다"라며 승리를 향해 똘똘 뭉쳐가고 있는 팀 분위기를 전했다.
조이뉴스24 테헤란(이란)=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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