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잘나가는 '함부르크의 아들' 손흥민(20, 함부르크)의 기세가 대표팀에서도 이어질까.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중인 한국인 선수들 중 최고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4골을 넣으며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탁월한 골 감각을 과시 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영입 대상에 오르는 등 주가 폭등이다.
오는 17일(한국시간)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테헤란 원정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최강희 감독의 두통(?)을 유도하고 있다. 공격 어느 포지션에 세워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그이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스러운 것이다. 최 감독은 손흥민의 선발, 조커 투입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13일 훈련을 마치고 만난 손흥민은 "나이를 많이 먹어서 날렵해졌다"라며 농담을 던진 후 "함부르크에서 잘해서 대표팀에 다시 왔다. 선배들과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라며 태극마크 복귀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표팀을 가볍게 생각한다는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시점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아쉽다"라고 말해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그는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역이 있었다며 "함부르크가 4경기에서 3승1무를 거두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대표팀 경기가 있어 아쉽다는 뜻이었다"라며 태극마크에 대한 애정은 흔들림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란 현지에서 분데스리가에 관심이 많은 이란 팬들과 언론의 표적이 된 손흥민은 지난 9일 테헤란에 입성하자마자 인터뷰 요청에 시달렸다. 그는 "이란 언론들이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조금은 놀랐다. 그냥 마지막에 온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라고 웃어넘겼다.
대표팀에서 그의 역할은 다양하다. 처진 공격수는 물론 좌우 측면 미드필더 겸 공격수 등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뽐낼 수 있다. 함부르크에서 하던 그대로다. 그는 "어디나 상관없다. 위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 좋아하는 포지션이다"라며 최 감독의 전략대로 포지션 가리지 않고 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물론 그가 선발로 출전할 지는 미지수다.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을 통해 대표팀에 복귀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은 물론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이근호(울산 현대)와 '중동의 메시'로 불리는 남태희(레퀴야) 등과의 생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당돌한 손흥민은 "당연히 선수라면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지만 "선배들에게서 좋은 것을 배우고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험을 쌓겠다"라고 살짝 몸을 낮췄다.
자신의 경쟁력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그는 "경기장에 10만명의 관중이 들어올 텐데 동료들과 즐기면 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즐기면서 마무리하겠다"라고 짐짓 여유로움으로 승리를 안겨다주겠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테헤란(이란)=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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