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27일 인천 문학구장을 찾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이날 많은 비가 내려 예정됐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순연되면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경기는 열리지 않았지만 쏟아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몸을 푼 선수들은 입을 모아 한국시리즈를 하루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5일 2차전서 승리투수가 된 장원삼은 "4차전에서 끝내야 한다. 늦어지면 좋을 게 없다"면서 "선수들도 다 같은 마음이다. 잠실로 가기 전에 끝내는 게 낫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다음달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해야 한다. 한국시리즈가 일찍 끝나야 아시아시리즈 준비 기간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2차전 만루홈런의 주인공 최형우 역시 같은 뜻을 나타냈다. 그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번 시리즈가 재미 없다고 하는데, 우리 마음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시리즈가 길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최대한 빨리, 가능하면 4경기 만에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삼성 선수들이 시리즈를 빨리 끝마치고 싶어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베테랑 박한이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선 정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며 "두산과 맞붙은 2001년 한국시리즈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했다. 당시 삼성은 대구에서 열린 1차전을 7-4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두산의 반격에 휘말려 결국 2승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박한이는 "올해 일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요미우리가 주니치에 3연패한 뒤 시리즈를 뒤집지 않았나"며 "2승 했다고 마음 놓을 때가 아니다. 매 경기마다 무조건 승리해 하루 빨리 시리즈를 끝내는 게 상책"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조급한 마음과 달리 류중일 감독은 신중한 반응이다. 2차전을 승리한 뒤 "시리즈를 빨리 끝내면 좋지만 야구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던 그는 이날도 "우승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7차전까지 가도 좋다. 매 게임 최선을 다해 방심 않고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이뉴스24 인천=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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