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8타수 1안타. 그러나 최정(SK)은 욕심을 앞세우지 않았다. "가을 축제 아닌가. 욕심 없이 즐기고 싶다." 최정은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
이만수 감독은 최정을 "천재"라고 부른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 스윙 폼을 가다듬을 정도로 욕심이 많은 선수. 실전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선수의 스윙폼을 따라할 정도로 괴짜이기도 하다. 노력만큼의 수확도 따라왔다. 최정은 올 시즌 팀 창단 후 첫 20홈런-20도루에 성공했다.
그런 최정이 한국시리즈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정의 한국시리즈 1, 2차전 성적은 8타수 1안타 타율 1할2푼5리. 2차전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바닥에 팽개치며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팀이 한국시리즈 2패로 위기에 빠지게 되자 최정은 자신의 방망이가 더욱 야속했다.
3차전을 앞둔 28일. 최정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2패에 빠졌다고 조급해하지 않겠다.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 아닌가. 즐겁게 치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물론 승부욕 강한 그가 진심일 리 없었다. 그러나 팀 전체 타선이 침체한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 팀 배팅이 중요했다.
부담을 덜어낸 최정의 방망이가 드디어 터졌다. 최정은 이날 3차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볼넷까지 얻어내 4차례나 출루에 성공했다. SK는 최정의 만점 활약을 앞세워 12-7 재역전승을 거두고 반격의 1승을 올렸다.
선취점부터 최정이 책임졌다. 최정은 1회말 1사 3루에서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때려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한국시리즈 SK의 첫 선취 득점이었다.
1-6으로 뒤진 3회, 최정은 1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후 박정권의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추격의 득점을 올렸다.
대역전극을 연출한 6회에도 최정의 활약이 있었다. 최정은 1사 1, 3루에서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때린 뒤 김상수의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갔다. 박정권이 고의 4구로 걸어나가 2사 1, 2루가 됐고, 김강민의 3점 홈런 때 최정은 또 홈을 밟았다. 이 이닝에서만 SK는 대거 6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SK는 12-8로 이겼다.
2연패 뒤 얻은 귀중한 1승. SK는 29일 홈에서 4차전을 치른다. 톱타자 정근우의 고군분투에 이어 최정까지 살아나면서 SK의 대역전 시나리오도 희망이 보이고 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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