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51점' 삼성화재, 개막전서 KEPCO에 '진땀승'

[류한준기자] 디팬딩 챔피언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KEPCO 빅스톰에게 혼쭐이 났지만 개막전 승리로 시즌을 출발했다.

삼성화재는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2-13시즌 NH농협 V리그' KEPCO와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6-28 25-23 26-24 25-22)로 역전승했다. 그러나 결코 기분좋은 승리는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이날 개막전에 따른 부담 때문인지 첫 세트부터 특유의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상대와 견줘 범실이 더 많았다. 반면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된 KEPCO가 더 삼성화재다운 경기력을 보였다.

삼성화재는 1세트 초반 박철우의 공격이 막히면서 세트 중반 한때 4점 차 까지 리드를 당하는 등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새 외국인선수 레이바 마르티네스(쿠바, 등록명 레오)의 강타와 고희진의 가로막기 등으로 24-24 동점을 만들었지만 마지막 집중력에서 KEPCO가 삼성화재를 제쳤다. KEPCO는 강, 연타를 적절하게 구사한 안젤코(크로아티아)의 공격과 장광균의 안정된 수비를 중심으로 삼성화재를 괴롭혔다.

이렇게 첫 세트부터 양 팀은 듀스 접전을 펼쳤다. 26-26 상황에서 삼성화재와 KEPCO는 3차례 랠리를 주고 받았는데 안젤코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KEPCO가 27-26으로 앞섰다. 이어 안젤코는 서브 득점까지 성공시켜 1세트를 매조지했다.

삼성화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세트에서 몸을 풀었던 레오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센터 지태환도 적극적으로 속공과 블로킹에 가담했다. 하지만 KEPCO도 만만치 않았다. 안젤코 외에 방신봉과 신경수 등 베테랑 센터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물고 늘어졌다. 2세트 후반까지 21-19로 앞서가면서 이변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역시 삼성화재에는 새 해결사 레오가 있었다. 레오는 20-21로 끌려가던 상황부터 팀이 올린 5점 중 4점을 책임졌다. 레오의 분전으로 삼성화재는 2세트를 가져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 또 다시 KEPCO와 듀스까지 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화재가 웃었다. 레오의 오픈 공격으로 25-24를 만든 삼성화재는 KEPCO 신경수의 속공이 네트에 걸려 3세트를 가져가면서 1세트 듀스 승부를 내준 아픔을 되갚았다.

4세트에서도 두 팀의 접전은 이어졌다. 삼성화재가 점수를 벌리면 KEPCO가 쫓아왔다. 그러나 세트 후반 경기 승부가 가려졌다. 삼성화재는 석진욱과 고희진이 중요한 고비에서 안젤코의 공격을 가로막았고 레오는 지칠 줄 모르는 강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KEPCO는 21-22로 한 점 뒤진 상황에서 경기 지연 행위로 경고를 받는 바람에 추격 흐름이 꺾인 게 뼈아팠다.

23-21로 승기를 잡은 삼성화재는 이날 내내 부진했던 박철우가 마지막 2점을 책임지면서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레오는 4세트밖에 하지 않았지만 두 팀 합쳐 최다인 51득점을 기록해 인상깊은 국내 코트 데뷔전을 치렀다. 지태환이 10득점으로 그 뒤를 받쳤다. KEPCO는 안젤코가 31득점을 올렸고 김진만과 장광균이 22득점을 합작했지만 뒷심에서 밀렸다.